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88] 세례명 '블란디나Blandina'에 담긴 어원적 의미와 영성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흔히 요리를 맛볼 때에 ‘밍밍하다’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그것은 소금이나 후추 등 기본적인 밑간이 전혀 되지 않은 음식을 두고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워낙 각자가 각양각색의 입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밍밍한 맛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담백하고 맛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은 다 다르고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힘들기도 하고 더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며 더 풍요롭기도 합니다. 그것은 결국 각자가 가지고 있는 관점이 얼마나 긍정적인지 얼마나 부정적인지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볼 성녀의 이름은 ‘블란디나’(Blandina)입니다. 이 이름의 어원은 본디 라틴어 블란두스(Blandus) 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블란두스는 사전에 의하면, 매혹적인(Charming), 즐겁게 하는(Pleasant), 친절한(Gentle), 매력적인(Attractive), 신비스러운 매력을 가진(Alluring) 등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블란두스의 여성형 변화인 블란디나이기에, 블란디나의 이름의 뜻은 어원적으로, ‘신비스러운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친절하게 우리를 기쁘게 하는 여인’ 이라는 뜻을 지니게 됩니다.  성녀의 생애를 잠시 들여다 보도록 합시다. 성녀 블란디나는 177년경 프랑스 리옹에서 있었던 박해시절에 숨진 순교자 가운데 한 분입니다. 당시 주교였던 성 폰시아노와 함께 순교한 인물입니다. 본디 노예 출신이었으나, 여주인이 신자였기에 신앙을 받아들이고 여주인과 함께 감옥에 붙잡혀 왔습니다.  그녀에게 온갖 고문이 떨어지고 배교할 것을 강요당했습니다. 게다가 이 시절에 그리스도인에게 가해진 박해의 수준은 상상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을 24시간 내내 고문했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고문을 참지 못한 이들은 배교를 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서로를 격려하며 박해를 참아 견딘 이들도 많았습니다. 맹수의 공격으로 사자의 먹잇감이 되기도 하였으며, 온갖 모욕을...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87] 세례명 '안티모Anthimus'에 담긴 어원적 의미와 영성은 무엇인가요?

  누구나 자기 자신만의 체취가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주로 땀냄새이며, 겨드랑이의 액취, 입냄새인 구취, 발냄새, 머리카락 냄새, 살내음 등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주로 자기 자신의 고유한 체취이기에 자신은 잘 모르며, 타인에게는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이라는 동물이 바로 상당히 체취가 독한 편의 동물이라고 합니다만, 유독 한국인들은 전세계에서 독특한 유전자 형질을 보유한 덕에 체취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반면 전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체취가 나기 때문에 그렇기에 향수가 발달되었고 인공적인 방향제로 온갖 악취를 덮으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리스도의 ‘향기’라는 것은 어떤 정도의 향기일까요? 꽃들 가운데 향기가 강한 꽃들이 바로 장미, 프리지아, 수국 등이 있습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이런 종류의 꽃들이 단 몇 송이들만 있어도 전체 공간을 가득 채울 정도로 향이 짙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향기’는 이런 꽃들을 수천 수만송이를 채우고도 그 이상의 짙고 강렬한 향기가 아닐까요? 게다가 그 ‘향기’는 꽃의 본성처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어린양 당신 본성인 자비와 용서의 짙은 향기가 아니겠습니까? 또한 그런 당신 본성을 십자가의 길을 통해 닮은 제자들, 아버지 하느님의 자녀들일수록 그 향기가 엄청나게 짙게 배어나지 않을까요?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거룩함이 아니겠습니까?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서 배우라고 하신 주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하면, 그 향기가 엄청나게 짙게 피어오르지 않을까, 나도 그 향기를 내는 한 송이의 꽃처럼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다소 생소하지만 주위에 종종 있는 세례명인 안티모(Anthimus)라는 이름이 바로 이런 소망을 담고 있는 이름입니다. 로마 박해시절의 사제이셨던 순교자 안티모 성인은 많은 사람을 그리스도의 향기를 품도록 이교도들을 개종시키셨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성인께서는 체포되어 티베르(Tiber) 강에 던져...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86] 세례명 '살로메Salome'에 담긴 어원적 의미와 영성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매번 미사 전례에서 평화의 인사를 합니다. 이는 초대 교회때부터 시작된 풍습이었고, 서로가 성만찬에 참여하여 빵을 함께 나누기 전에 하던 풍습이었습니다. 그런 평화의 인사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기존에 성직자들끼리만 나누던 인사를 모든 하느님의 백성들과 나누는 것으로 확대 시키면서 지금처럼 인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느님과 더불어, 이웃과 더불어 평화의 백성이 되고자, 한 백성이 되고자 하는 소망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어로 “샬롬”(Shalom), 곧 평화를 의미하는 이 단어를 서로 인사할 때 많이 쓰고 있습니다. 서로 샬롬, 샬롬 그렇게 인사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닮기 위해, 주 예수님처럼 성부의 사랑스러운 자녀가 되는 것, 그 사랑에 심취하는 것이 우리 신앙과 삶의 궁극적 목적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평화는 그 사랑을 위해 아무 것도 바라거나 원하거나 고집하지 않는 마음의 가난이 있을 때에만 진정한 평화를 맛볼 수 있습니다. 또는 너무나 극진한 주님의 사랑을 경험할 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표현은 오직 주님만을 섬기고 다른 것은 쳐다보지 않고서 주님의 나라, 평화의 나라 확장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그 일념 뿐일 것입니다. 오늘 만나는 이 살로메 성녀는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정확히 그 신원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전통적으로는 마르코와 마태오 복음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마르 16,1에 이렇게 증언합니다. “안식일이 지나자, 마리아 막달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 는 무덤에 가서 예수님께 발라 드리려고 향료를 샀다.” 그래서 살로메는 주님의 빈 무덤을 처음 목격한 ‘세 명의 거룩한 마리아’ 중 한 명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님을 충실히 따른 여성 제자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그녀는 대 야고보 사도와 성 요한 복음사가의 어머니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주님과 가까이 지냈고, 주님 부활의 목격증인이었습니다. 평화의 주님과 매우 친밀했던 것입니다. 그...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85] 세례명 '콜레타(Coleta)'에 담긴 어원적 의미와 영성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름인 니콜라스, 니콜라오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이미 다룬 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만날 성녀 콜레타 속에 숨어 있는 의미는 이 니콜라오라는 이름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이 니콜라오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니콜라스(Νικόλαος)는 그 뜻이 한 마디로 ‘백성의 승리’(Victory of the people)입니다. 그리고 이 이름의 축약형이 바로 니콜레트, 콜레타이기에, 그녀의 이름 속에서 우리는 그녀를 통한 하느님 겸손의 승리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성녀의 일대기 속으로 들어가 봅시다. 프랑스 북부 피카르디(Picardie) 지방 코르비에서 1381년 1월 13일에 태어난 성녀의 본명은 본디 니콜레트 부아레(Nicolette Boilet)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수호성인인 성 니콜라오(12월 6일)에게 기도를 해서 얻은 딸이기 때문에 니콜라우스의 여성축약형으로 니콜레트라고 이름을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였던 로베르 부알레(Robert Boilet)는 그 지역 베네딕토회 수도원에서 목공수였기에, 그녀는 자연스럽게 어릴 적부터 수도승생활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녀도 어린 시절부터 수도자로서의 관심과 부르심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나이 17세에 갑자기 양친을 잃게 되었고, 그래서 그녀는 그 베네딕토회 수도원 원장의 도움으로 잠시 다른 수녀원에 머물다가, 재속 프란치스코회원(3회원)이 되었고 1402년 9월 17일 성 프란치스코 오상축일부터는 베네딕토회 수도원 인근에 은둔소룰 짓고 은수자로서 삶을 시작하였습니다. 21살부터 그녀는 홀로 은수생활을 하였는데, 어느날 코르비의 자신의 은둔소에서 성 프란치스코의 환시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성 프란치스코는 그녀에게 환시 중에서 클라라회가 초창기 정신에 따라 살도록 개혁하라는 메시지를 성 프란치스코가 그녀에게 주었던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자신의 은둔소를 떠났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84] 세례명 '메토디오(Methodius)'에 담긴 어원적 의미와 영성은 무엇일까요?

영국 성공회에서 분파되어 나온 개신교회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감리교회( 監理敎會, Methodist Church)입니 다. 성경을 중심으로 이성과 자유의지를 동시에 중요하게 보았던 영국 성공회 성직자 존 웨슬리(John Wesley)가 영국이 신앙적 침체기에 빠져 있을 당시, 성경을 연구하면서 병자와 가난한 이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성공회가 등한시하였던 성경과 성령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고찰하면서, 진리를 잘 비추는 교회라고 하여 감리교회라고 하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신앙생활에서는 간과했던 부분을 새로운 방법으로 채택하였다고 하여, 방법론자의 교회라고 하여 메토디스트(Methodist) 교회라고 하지 않았나 상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신앙은 항상 본질과 형식의 딜레마가 상존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편향되기만 한다면 항상 길이 어긋날 수 있으며, 그때마다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주님의 메신저가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주님은 그렇게 교회를 통치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오늘 만나는 성 메토디오 대주교도 슬라브 그리스도인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한 인물이었습니다. 본디 그리스어로 From μετ᾽ (메타 met᾽ , 관심, 추구“concerning pursuit”) +‎ ὁδός(호도스 hodós , 길“road, way”),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따라야 할 길”(the way to follow)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메토디오 성인의 이름은 그 성인의 노선과 삶이 주님이 주신 모범의 길, 우리가 “따라야 할 길”이 되는 것 입니다. 과연 이 성인은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일까요? 그는 그리스 테살로니카에서 형인 성 치릴로와 함께 고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형과 함께 863년 모라비아인(체코 공화국 내의 모라비아 지역에서 온 서부 슬라브 민족 그룹)들을 그리스도교로 개종시키라는 사명을 받고 그곳으로 파견되었습니다. 비록...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83] 세례명 '라이문도(Raymond)'에 담긴 어원적 의미와 영성은 무엇일까요?

독일의 시성(詩聖)이라고 불리우는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이런 격언을 남겼습니다. “인간을 벌할 수도 사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으면 안된다.” 이는 법(law)과 관련한 격언으로, 법이 처벌만을 위한 것도, 사면만을 위한 것도 아니라, 오직 인간존중의 따뜻하고 열린 시선으로 항시 접근해야 한다는 진리를 망각하지 않게 해 주는 격언입니다. 그러니 처벌과 혐오가 법의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지요. 그런 맥락의 연장선에서 교회 내에 존재하는 교회법도 같은 신학과 영성을 지닙니다. 교회법은 교회 구성원들의 처벌만을 위한 것도, 예방적인 차원이나 교정적인 차원만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교회법은 목적률(Teleological Principle), 곧 본디 창조되고 제정된 본질에 충실하도록 계도하는 것이 목적인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법은 곧 사목적이며, 사목적인 것은 교회법과 상충되지 않아야 마땅한 것입니다. 요즘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못내 안타깝고 대단히 아쉬운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교회법 학자의 수호성인이신 스페인 페냐포르트(Penafort)의 성 라이문도 사제께서는 다시금 주목해야 하는 분이십니다. 왜냐하면 이분이 교회법의 기초를 세우신 교회법 대학자 성인사제이시기 때문입니다. 본디 도미니코회(설교자회)의 세 번째 총장으로 재임하셨고, 수많은 저서를 지으셨음에도 항시 겸손한 모습을 간직하고 계셨습니다. 이 라이문도 성인의 영향을 받은 이들이 우리가 잘 아는 성 토마스 아퀴나스, 성 보나벤투라, 성 대 알베르토 등이십니다. 라이문도 성인께서 교회법의 대가로서 기초를 닦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의 이름 속에 담겨진 영성과 삶을 보면서 지금 이 시대의 혼란을 다시금 분별할 절대적 필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분의 이름 라이문도는 영어로는 ‘Raymond(레이몬드)’입니다. 고대 게르만어로는 ‘Raginmund(라긴문트)’라고 했으면, 이태리어로는 ‘...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82] 세례명 '실베스텔(Silvester/Sylvester)'의 어원적 의미와 영성은?

성 실베스텔 1세 교황   미국의 유명한 배우 가운데 한명이 바로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입니다. 근육질에 선이 굵은 외모를 자랑하며 할리우드 대표적 배우로 영화 록키와 람보를 우리들에게 각인시킨 남자 배우입니다. 그의 부모는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이탈리아계 미국인입니다. 그의 부모는 매우 가난해서 실베스터를 병원에서 낳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 공공 의료시설에서 낳았는데, 실베스터의 분만 담당 의사가 실수로 그만 그의 왼쪽 눈밑의 신경을 손상시키는 의료사고를 당했습니다. 그것이 그에게는 평생 페널티가 될 수 있었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힘껏 노력해서 할리우드 대표 배우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실베스텔 1세 성인 교황도 그런 척박하기 그지없던 환경에서 피선된 첫 교황이었습니다. 313년 콘스탄티노플 대제가 밀라노칙령을 통해 그리스도인에 대한 박해를 종결시키고, 드디어 고대하던 국교로 그리스도교를 인정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의 자유가 정식으로 허용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직 주님만이 피난처가 되신다는 믿음 하에 온갖 모진 핍박과 박해를 견뎌오던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떤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이 분이 박해 이후 피선된 첫 교황님이며, 그분의 이름이 ‘실베스텔(Silvester/Sylvester)’이라는 점이 이목을 끕니다.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도, 성인 교황 실베스텔 1세의 이름에 공통적으로 담긴 이 이름의 어원적, 영성적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본디 라틴어로 실바(Silva/Sylva)는 그 뜻이 영어로 글자 그대로는 ‘Wood, forest, trees, park, garden’를 뜻합니다. 곧, 나무, 수풀이나 공원이나 정원을 의미한답니다. 비유적으로는 ‘abundance, heap, abundant material’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비유적으로는 풍성함, 부요함, 더미를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공통적으로 무수한 풍요를...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81] 세례명 '레오나르도(Leonardo)'에 담긴 어원적 의미와 영성은 무엇인가요?

우리의 뇌리 속에 익숙한 남자 이름이 바로 ‘레오나르도’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부르는, 예술과 의술의 거장이었던 빈치(Vinci)의 ‘레오나르도’, 그리고 미국의 유명한 남자배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레오나르도라는 이름은 왠지 멋있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포르토 마우리지오의  성 레오나르도 사제(1676-1751) 성인들 가운데, 그리고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성인들 가운데 이 멋진 이름을 간직하신 분이 있어 오늘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분은 이태리 북서부 리구리아(Liguria) 지방의 작은 도시 포르토 마우리지오(Porto Maurizio) 출신의 성 레오나르도 신부님입니다. 이분은 프란치스칸 사제이셨고, 무엇보다도 오늘날 우리가 바치고 있는 ‘십자가의 길(Via Crucis)’을 널리 전파하신데 1등 공신이셨습니다. 본디 십자가의 길은 예루살렘에 있는 7km의 십자가의 길을 순례자들이 걸으며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이었으나, 이것은 레오나르도 성인을 필두로, 1686년 교황 인노첸시오 11세가 프란치스코회 모든 성당에 십자가의 길을 설립하도록 허락하셨고, 1731년 교황 클레멘스 12세는 수도회 이외 모든 곳에서도 십자가의 길을 설립하도록 확대 허용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십자가의 길 기도신심의 전파에 제일 으뜸이셨던 이 성인을 소개해 드리는 동시에, 이 레오나르도라는 이름 속에 숨겨진 영적 섭리도 아울러 밝혀보고자 합니다.  이 이름은 본래 게르만어 어원을 갖고 있는 고대 프랑스어 이름입니다. 그래서 레오나르드Leonard라고 하는데, 이는 두 부분의 합성어입니다. 우선, 레온Leon은 ‘사자Lion’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생략된 것이 바로 ‘h’인데 이것을 되살리면 ‘hard’라는 게르만어가 나타나고, 이것의 의미는 ‘척박한 환경에 강인한(hardy), 용감한(brave), 강력한(strong)’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중세에는 흔치 않은 이름이었으나, ...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80] 세례명 로무알도(Romualdo)에 담겨 있는 어원적 의미와 영성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에는 천년사찰이라고 불리는 곳들이 꽤나 있습니다. 안동 봉정사, 영주 부석사, 양산 통도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가 모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너무나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그렇게 천년이 넘는 시간을 한결같이 버틸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 훌륭합니다. 그리고 자주 이런 사찰들과 서방의 베네딕토회 계열의 수도승원들이 견주어 회자되곤 합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볼 성인이 바로 서방의 베네딕토회 계통의 수도승원 가운데 하나인 ‘까말돌리수도회’를 창설하신 성 로무알도 아빠스(952-1027)이십니다. 이분이 세우신 수도회의 이름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수도회의 영성과 창설자로 인하여 한국에 먼저 깊이 알려진 것이 아니라, 그 수도회에서 판매하는 천연화장품이 한국에 많이 알려지면서 굉장히 고가에 판매가 되면서 알려진 면이 더 큽니다. 그렇지만 이번호에서는 까말돌리 수도회의 창설자이신 성 로무알도 아빠스의 삶과 영성을 통해 제대로 파악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분의 이름인 로무알도Romualdo의 어원과 의미에 대해 이해하도록 하겠습니다. 로무알도는 합성어로 이뤄진 이름인데, 고대 독일어로 ‘흐롬hrom’은 ‘명예, 영광’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발단valdan’은 고딕어(고트민족어)로 ‘다스리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 다른 설에서는 이어지는 단어가 고대 독일어의 ‘발트wald’라고 하여 ‘숲, 삼림’에 해당되는 말로 보기도 합니다. 두 가지 가능성 모두를 고려해도 로무알도Romualdo라는 이름의 뜻은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명예보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숲에서 숨어서 다스리는 이’ 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왜냐하면 성인께서 수도생활을 시작한 동기가 자신의 명예를 완전히 부인하면서 숲으로 숨어드는 은수생활의 오솔길을 내셨기 때문입니다.  본디 이탈리아 라벤나Ravenna 지역의 세르지오Sergio 공작 가문에서 951년경에 태어나셨습니다. 그래서 아주...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79] 세례명 '베난시오(Venantius)'에 담긴 어원과 영성은 무엇일까요?

이탈리아 도시 가운데 카메리노(Camerino)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그 곳에 한 귀족 가문이 있었는데, 이들은 그리스도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성 포르피리오(Porphyry) 신부에 의해 입교하게 되었습니다. 이 포르피리오 신부는 이탈리아 움브리아(Umbria) 지방의 카메리노에서 주로 복음을 선포하고 다녔습니다. 그런 그가 로마 황제 데키우스(249-251) 시절에 참수형으로 순교하게 됩니다. 이 포르피리오 신부에 의해 그리스도교로 입문하게 된 이가 오늘 우리가 만나는 카메리노의 성 베난시오 순교자입니다. 베난시오 성인의 삶이 그리 순탄치 않았고, 엄청난 고문까지 당했는데도 왜 그는 끝까지 신앙을 지킬 수 있었을까 생각하며, 그의 이름 속에 그 충절의 씨앗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베난시오(Venantius) 라는 이름은 라틴어 동사 베노르(Venor) 와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동사의 뜻은 영어로 “to hunt an animal, to chase a prey, to pursue, to seek or obtain, search, to find” 입니다. 해석하자면, “동물사냥을 하다, 먹잇감을 쫓다, 추구하다, 찾다, 획득하다, 발견하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이 동사의 현재분사인 베난스(Venans) 에서 더 파생되어, “목표를 쫓는 사람, 먹잇감을 사냥하는 사람, 어떤 특정 목표를 발견하고 열렬히 추구하는 사람” 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어느 순교자나 다 동일하겠지만, 베난시오 성인 순교자는 자신이 엄청난 고문을 받으면서도, 자신이 사자의 사냥감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가문이 발견한 보물인 그리스도교 신앙을 끝까지 열렬히 추구했던 사람이기에 그의 이름에 걸맞게 살았다고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카메리노의 총독인 안티오쿠스(Antiocus)는 데키우스 황제의 그리스도인 박해가 시작되었을 무렵에, 베난시오에게 그리스도를 배교하라고 강요하였습니다. 베난시오가 이를 거부하자 베난시오에게 엄청난 고문을 가하게 되었...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78] 세례명 '리드비나(Lidwina)'에 담긴 어원과 영성은 무엇일까요?

  네델란드를 떠올리면 흔히 풍차, 튤립의 나라라고 합니다. 그러나 거기에 빠진 것이 바로 맥주 가운데 하나인 하이네켄Heineken의 고향이기도 하고, 또한 아이스 스케이팅이 유명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가 만날 성녀 리드비나는 네델란드 성녀이며 스케이트와 인연이 깊은 성녀입니다. 이 성녀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네델란드는 잘 아시다시피 유럽대륙의 북서쪽에 위치합니다. 매우 추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멕시코 난류의 영향으로 기후는 온화한 편이며, 습하기도 하고 강력한 서풍이 불어오기 때문에 이 바람이 풍차를 돌려 왔습니다. 특히 겨울에 습하고 으슬으슬 추운 유럽의 기후 때문에, 그리고 겨울에 영하 14~18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 때문에 쉽게 냉동창고처럼 온 나라가 변화되기 쉬운 편입니다. 그래서 만약 네델란드 전역 온 도시의 운하가 얼게 되면, ‘엘프스테덴도흐트 Elfstedentocht ’라는 빙상대회가 열리게 됩니다. 네델란드 프리슬란트주의 강과 운하를 통해 총 11개의 도시를 일주하는 스피드 스케이팅 대회로, 18세기부터 시작된 북부 네델란드의 전통적 행사입니다. 몇 년에 한번씩 일어나는 강추위로 이곳이 천연빙상장이 되는 것입니다. 약 200Km의 코스를 끝까지 도달한 사람들에게 기념 메달을 수여하며, 대회 우승자에게는 상금과 우승컵과 함께 엄청난 대우를 받게 됩니다. 게다가 네델란드에서 스케이트는 국민 스포츠이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스케이트를 탑니다. 그러니까 네델란드에서 스케이트를 누구나 동네마다 연령에 상관없이 타다보니, 네델란드가 세계적으로도 스케이팅 분야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만나고 있는 리드비나 성녀(1380-1433)도 네델란드 스히담 출생의 소녀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이름의 어원에는 네델란드어/고대독일어의 발자취가 남아 있습니다. 원래 영어식 표기인 리드비나Lidwina 는 네델란드어/독일어의 루드비나Ludwina 의 변화형입니다. 이는 다시 남성형인 루드빈L...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77] 세례명 '세라피나(Seraphina)'는 어떤 영성을 지닌 이름일까요?

“그분 위로는 사랍들이 있는데, 저마다 날개를 여섯씩 가지고서, 둘로는 얼굴을 가리고 둘로는 발을 가리고 둘로는 날아다녔다”(이사 6, 2).    여러분들께서는 천사들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천사들 가운데 제일 으뜸인 천사는 누구일까요? 위에서 언급한 이사야서의 말씀대로, 천사들 가운데에 제일 으뜸인 천사는 바로 사랍들(세라핌, seraphim) 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임무가 하느님의 옥좌 앞에서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하고 찬송하는 것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주님을 찬미와 찬송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천사들에게 허락된 끊임없는 사랑의 열정 때문입니다. 바로 그런 사랑으로 우리가 주님과 이웃과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무너져도, 넘어져도 그 끝은 절망이 아니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부활의 희망입니다. 이 세라핌 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 동사 שׂרף   사랍(사라프) 으로부터 유래했습니다. 이 뜻은 “to burn”, 곧 불태우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입니다. 이 사랍(사라프) 이라는 동사를 다양하게 읽기를, 스랍이라고도 하고 사라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라틴어화하여 남성명사로 표기하면 세라피누스Seraphinus 입니다. 그리고 이 남성명사의 여성형이 우리가 오늘 만나고 있는 세라피나Seraphina 입니다. 모두 다 같은 히브리어 동사의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는 이름입니다. 그리하여 언제 어디서나 불멸의 정신으로, 하느님께 대한 경배와 찬양의 영을 내적으로 불태우는 사람들을 두고 세라피노/세라피나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 속에서 불은 주로 하느님의 진노, 심판과 연관되어 있으며, 그만큼 그것보다 더 강력한 감정을 표현할 상징이 없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편 89편 47절에 보면 “당신의 진노를 불태우시렵니까?”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예레미야서 21장 10절에 보면 “이 도성은 바빌론 임금의 손에 넘어가고, 그는 이 도성을 불태울 것이...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76] 세례명 '발렌티노(Valentinus)'에 담긴 의미와 영성은 무엇인가요?

항상 성모님께 드리는 찬송 가운데 유명한 제목이 바로 ‘살베 레지나Salve Regina’입니다. 이 말은 라틴어로 ‘(환호하며 맞이하며) 만세, 여왕님!’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서로 반갑게 만나서 라틴어로 인사를 나눌 때에 ‘살베Salve’라고 인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통은 현재 이탈리아어에서도 정중히 서로를 반갑게 맞이할 때의 첫 인사말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헤어질 때의 인사말이 무엇이었냐고 하면, 그것은 바로 ‘발레Vale’였습니다. 이 말은 라틴어 형용사로 ‘발렌스Valens’에서 파생된 표현입니다. ‘발렌스’는 그 뜻이 영어로 ‘healthy, strong’입니다. 곧, ‘건강/강건한’이라는 형용사적 의미입니다. 따라서 라틴어로는 서로 만날 때는 반갑게 환영하면서 ‘살베Salve’를, 서로 마무리하면서 헤어질 때 서로가 영육 간에 건강하고 강건하기를 바라면서 ‘발레Vale’라고 인사하며 헤어졌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볼 성 발렌티노 주교의 이름도 이 라틴어 형용사의 의미와 동일선상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는 로마제국의 통치가 있던 197년에 21세라는 나이로 이탈리아 테르니교구의 주교로 성품되었습니다. 그는 테르니의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창설자이자, 그 도시의 첫 주교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 로마황제와 그리스도교 간의 박해와 갈등이 이어지고 있었는데, 발렌티노 주교는 클라우디오 2세 황제가 그를 초대하여 그리스도교를 배교하고 신앙을 버리도록 권유하였습니다. 그러나 발렌티노 성인이 이를 완강히 거부하자 그를 처형하려고 했으나, 그 대신에 그를 어느 귀족 가문이 그를 지키도록 하명하였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정한 한 주님만을 섬기려는 충절이 바로 그의 영적 ‘강건함/건강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장미를 사랑했다고 전해지는 발렌티노 성인은, 장미를 약혼한 커플들에게 선물하면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축복해주는 주교였다고 합니다. 또한 말다툼을 하는 두 젊은이들에게 장미 한 송이를 주면서 이를 서로의...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75] 세례명 '아벨(Abel)'에 담긴 뜻은 무엇일까요?

  Tiziano Vecellio, Cain and Abel, 1542-44, Oil on canvas, 298x282cm, Santa Maria della Salute, Venice 주님께서 카인에게 물으셨다. “네 아우 아벨은 어디 있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창세 4,9). 성경이라는 종교문학에서 처음으로 묘사한 인간의 잔인성이 나타난 부분입니다. 같은 피를 나눈 사이라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이기심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이 매정하게 변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며, 죄악의 본성이 그런 냉정함이라는 점을 교훈적으로 시사해 주는 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대체 왜 인간은 죄악을 그리도 무정하게 범하는 것일까요? 인생은 그렇게 허무한 것인가요? 아무리 노력해도 선을 이루기보다 죄를 범하기 그리 쉬운 까닭은 무엇일까요? 이런 문제에 대한 성경적인 교훈을 주려고, 등장하는 형제의 이름을 '카인(Cain)'과 '아벨(Abel)'로 설정한 것으로 믿습니다. 그럼 이 두 인물의 이름이 지니는 본뜻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오늘 우리가 특별히 주목하는 '아벨'의 영성은 무엇일까요? 거기에 대하여 같이 나누길 희망합니다. 먼저 두 인물의 이름은 모두 구약의 히브리어에서 유래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카인이라고 하는 이름의 히브리어는 카인קָיִן이라고 합니다. 그 뜻은 '창(spear), 기득권의(acquired)'라는 뜻을 지닙니다. 형으로서 지니는 위치와 카인이 저지른 근친살인의 범죄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는 이름입니다. 반면에 '아벨'이라는 이름의 히브리어는 원래 헤벨הֶבֶל이라고 하여, '숨(breath), 바람(wind)'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의 일생이 숨 한번 꺼지면 사라지는 그런 스쳐 지나가는 인생임을 묘사하는 이름입니다.  형인 카인은 자신의 시기심으로 아벨을 들로 꼬여내어 살인을 저지릅니다. 순진하였던 아벨은 희생양이 되고 맙니다....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74] 세례명 '암브로시오(Ambrosio)'에 담겨진 어원과 영성은 무엇일까요?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패션과 문화의 도시가 바로 밀라노(Milano)입니다. 지금도 이태리에서 제일 부유하면서도 문화적으로도 힘이 있는 도시가 바로 밀라노입니다. 그리고 밀라노의 꽃은 바로 두오모 디 밀라노(Duomo di Milano), 곧 밀라노대교구 주교좌성당입니다. 이 성당의 전례는 다른 도시와 다르게 암브로시오 전례를 따릅니다. 그 암브로시오는 오늘 우리가 살펴볼 성 암브로시오 주교를 뜻합니다. 그리고 그의 제자인 위대한 성 아우구스티노의 무덤도 밀라노에 있고, 최후의 만찬 성화로 유명한 벽화도 밀라노에 있는 도미니코회의 은총의 성모 수도원(Convento Santa Maria delle Grazie) 식당에 있습니다. 모든 것에서 융성했고, 지금도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밀라노는 암브로시오 성인이 있어 더욱더 불멸의 도시입니다.   그러면 왜 밀라노대교구는 암브로시오 성인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일까요? 암브로시오 성인의 이름과 생애에서 그 단서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먼저 암브로시오라는 이름의 어원과 영성, 그리고 그 영성이 잘 드러났던 그의 생애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암브로시오라는 이름은 라틴어 암브로시우스Ambrosius 에서 유래합니다. 그리고 이는 다시 그리스어에서 그 어원을 찾습니다. 그리스어 브로토스βροτός 는 그 뜻이 ‘사멸하는(Mortal)’ 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부정접두사인 알파 α를 덧붙여서, ‘불멸하는(immortal)’ 뜻을 지니게 됩니다. 그래서 엄밀히 말하자면 암브로토스Ambrotos가 ‘불멸하는’ 이라는 뜻이지만, 암브로시오도 큰 차이가 없이 ‘불멸하는 이, 불멸하는 이들의 모임에 속한 이’라는 뜻으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기에 그렇게 풀이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의 생애가 ‘불멸의 업적을 남긴 하느님의 사람’이었나요?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그가 왜 밀라노의 상징이 되었는가 하면, 그는 법학을 전공하였는데 자기가 일하던 지방의 ...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73] 세례명 '마틸다(Matilda) 혹은 메히틸다(Mechtilde)'에 담긴 영성은 무엇일까요?

  서양 여성의 이름들 가운데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 "마틸다"(Matilda)입니다. 오묘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전해주는 이 이름을 사용하는 여배우나 여주인공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1996년에는 '마틸다'라는 이름으로 영화가 제작되었으며,  그 줄거리도 여주인공이 자신의 초능력인 염력으로 교장 선생님과 맞선다는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틸다라는 이름 자체가 주는 기묘하고도 신비스러운 느낌이 동서를 막론하고 내재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이름이 왜 신비스러운 느낌을 갖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이름의 어원과 그 이름을 쓴 성녀가 어떻게 살았길래, 하느님께서는 이 '마틸다'라는 이름을 허락하신 것일까요? 이 마틸다(Matilda)라는 이름은 원래 독일 게르만어에서 파생된 어휘들을 라틴어식으로 표현한 이름입니다. 원래 마틸다는 게르만어로 '마히틸트 혹은 메히틸다'였습니다. 자세히 어원을 구분해서 분석하면 이렇습니다. 게르만어로 '힘, 권능'(might)을 뜻하는 '마흐트macht, 메흐트mecht'가 있고, '싸움, 전투, 투쟁'(battle)을 뜻하는 '힐트hild'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두 어휘의 합성어로 "투쟁의 힘, 싸울 권능, 힘찬 투쟁"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름이 '마틸다'라고 하겠습니다.  이 '메히틸다'라는 이름을 지닌 대표적인 성녀는 누구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자매 모두가 수녀였던 독일 하크본(Hackeborn)의 성녀 '메히틸다'(1240-1298)가 단연코 이런 이름의 뜻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언니는  제르투르다 수녀입니다. 언니는 독일 로더스도르프(Rodersdorf)의 베네딕토수녀회 원장으로 있었고, 언니와 함께 잠시 수녀원에 살면서 수도생활에 매력을 느껴 7살부터 수녀원에서 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학업도, 덕행도 훌륭히 진보하...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72] 세례명 '가밀로(Camillo)'에 담긴 뜻은 무엇일까요?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들리는 뉴스에서는 인도에서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생지옥을 맞이하고 있다고 하였고, 가난하고 어려운 지역에서도 여러 가지 의료여건이 맞지 않아서 제대로 산소치료 등의 보존치료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환자를 자기 몸처럼 아끼려는 의료진들이 더 절실하게 소중한 시절이며, 그들이 맞서고 있는 의료현장의 싸움의 피땀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잊지 말아야 하는 이 때입니다. 코로나19가 터지자 우리의 관심은 인류의 전염병 역사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16세기 유럽에 퍼진 페스트(흑사병)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소설가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가 다시 서점가에서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고 들었습니다. 소설의 내용은 제2차 세계대전이 있었던 1940년대의 이야기이지만, 흑사병이 타락한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징벌이라고 주장하는 판느루(Paneloux) 신부와 그 주변 인물들이 전인류적 재난 앞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재난소설의 하나입니다. 과연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해야 마땅할까요? 여기에 실제로 흑사병을 마주한 한 이탈리아 성인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가밀로 데 렐리스'(Camillus de Lellis)입니다. 이 성인이 지닌 이름인 '가밀로'라는 이름 속에 담겨진 하느님의 계획에 대하여 살펴보면서 오늘날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성인의 전구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이 '가밀로/카밀루스'(Camillus)라는 이름은 원래가 로마시대의 성(姓, family name)에 해당됩니다. 이의 여성형은 '가밀라/카밀라'(Camilla)라고 합니다. 이 말의 기원은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지 않지만, 유력한 가설로는 로마 시대에 '사제를 돕는 조수/보조'라는 뜻을 지닌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가밀로'라는 이름 안에는 이...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71] 세례명 '에프렘'(Ephrem)에는 어떤 뜻이 담겨진 것일까요?

  역사는 과거를 기록하고, 현재를 기념하며, 미래를 도모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매사의 교훈을 역사 속에서 찾아보는 것이 정석입니다. 교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대교회의 온갖 이단들과 분열주의자들을 기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 그들의 공로를 기념하며, 앞으로 교회가 나아가야할 올바른 역사적 지향점을 도모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허실과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 교회사와 그 속의 인물들을 탐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볼 인물은 바로 이 맥락에서 간과할 수 없는 한분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시리아 에데사(Edessa)의 성 에프렘(Ephrem) 부제입니다. 이분의 삶과 업적을 보면 하느님께서 왜 그에게 ‘에프렘’이라는 이름을 선물하셨는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 에프렘이라는 이름은 원래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의 열두 아들 가운데 한명의 이름입니다. 창세기 41장 52절에 보면, “하느님께서 내 고난의 땅에서 나에게 자식을 낳게 해 주셨구나”라고 요셉이 감탄하면서 둘째 아들의 이름을 에프라임(Ephraim)이라고 합니다. 히브리어로 אֶפְרָיִם (에프라임)이라고 하며, 그 뜻은 ‘fruitful’(생산적인, 유익한, 다산의)이라는 뜻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은총과 섭리로 풍성한 결실을 얻는 말합니다. 그 열매는 주님으로부터 왔음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 분의 삶에서 드러난 이름과 연관된 하느님의 섭리를 한번 알아보도록 합시다. 그는 기원후 306년 현재 터키의 누사이빈(Nusaybin)의 전신인 니시비스(Nisibis)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아브닐(Abnil)이라는 이방신의 사제였는데, 그가 18세가 되던 해에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여 세례를 받았고, 이를 알게 된 부모가 모두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의 주교인 야고보의 문하생이 되어 양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니시비스가 페르시아제국의 치하에 갔을 때에 부제로 서품이 되었고, 에데사(Edessa, 그리스의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