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요리를 맛볼 때에 ‘밍밍하다’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그것은 소금이나 후추 등 기본적인 밑간이 전혀 되지 않은 음식을 두고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워낙 각자가 각양각색의 입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밍밍한 맛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담백하고 맛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은 다 다르고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힘들기도 하고 더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며 더 풍요롭기도 합니다. 그것은 결국 각자가 가지고 있는 관점이 얼마나 긍정적인지 얼마나 부정적인지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볼 성녀의 이름은 ‘블란디나’(Blandina)입니다. 이 이름의 어원은 본디 라틴어 블란두스(Blandus)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블란두스는 사전에 의하면, 매혹적인(Charming), 즐겁게 하는(Pleasant), 친절한(Gentle), 매력적인(Attractive), 신비스러운 매력을 가진(Alluring) 등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블란두스의 여성형 변화인 블란디나이기에, 블란디나의 이름의 뜻은 어원적으로, ‘신비스러운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친절하게 우리를 기쁘게 하는 여인’이라는 뜻을 지니게 됩니다.
성녀의 생애를 잠시 들여다 보도록 합시다. 성녀 블란디나는 177년경 프랑스 리옹에서 있었던 박해시절에 숨진 순교자 가운데 한 분입니다. 당시 주교였던 성 폰시아노와 함께 순교한 인물입니다. 본디 노예 출신이었으나, 여주인이 신자였기에 신앙을 받아들이고 여주인과 함께 감옥에 붙잡혀 왔습니다.
그녀에게 온갖 고문이 떨어지고 배교할 것을 강요당했습니다. 게다가 이 시절에 그리스도인에게 가해진 박해의 수준은 상상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을 24시간 내내 고문했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고문을 참지 못한 이들은 배교를 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서로를 격려하며 박해를 참아 견딘 이들도 많았습니다. 맹수의 공격으로 사자의 먹잇감이 되기도 하였으며, 온갖 모욕을 견뎌야 하였습니다. 마침내 블란디나 성녀는 칼에 찔려 숨지게 되었고 불에 타서 순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하느님을 찬미하며 숨졌다고 합니다.
예수 성심의 끝없는 사랑을 묵상하는 이 유월에, 우리는 블란디나 성녀도 함께 떠올려 보면 좋겠습니다. 일편단심 모든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지금도 피흘리고도 남으실 예수님의 마음을 깊이 생각해봅시다. 그 신비스러운 매력을 지니며 우리를 예수님께로 기쁘게, 친절하게, 그리고 더 깊이 초대하는 블란디나 성녀와 함께 예수님의 마음에 진일보하여 더 가까워지기를 진심으로, 진심으로 기도하며 소망합니다.
“나는 그리스도인이다. 우리들은 수치스런 행위를 하지 않았다.”
성녀 블란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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