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요리를 맛볼 때에 ‘밍밍하다’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그것은 소금이나 후추 등 기본적인 밑간이 전혀 되지 않은 음식을 두고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워낙 각자가 각양각색의 입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밍밍한 맛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담백하고 맛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은 다 다르고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힘들기도 하고 더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며 더 풍요롭기도 합니다. 그것은 결국 각자가 가지고 있는 관점이 얼마나 긍정적인지 얼마나 부정적인지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볼 성녀의 이름은 ‘블란디나’(Blandina)입니다. 이 이름의 어원은 본디 라틴어 블란두스(Blandus) 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블란두스는 사전에 의하면, 매혹적인(Charming), 즐겁게 하는(Pleasant), 친절한(Gentle), 매력적인(Attractive), 신비스러운 매력을 가진(Alluring) 등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블란두스의 여성형 변화인 블란디나이기에, 블란디나의 이름의 뜻은 어원적으로, ‘신비스러운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친절하게 우리를 기쁘게 하는 여인’ 이라는 뜻을 지니게 됩니다. 성녀의 생애를 잠시 들여다 보도록 합시다. 성녀 블란디나는 177년경 프랑스 리옹에서 있었던 박해시절에 숨진 순교자 가운데 한 분입니다. 당시 주교였던 성 폰시아노와 함께 순교한 인물입니다. 본디 노예 출신이었으나, 여주인이 신자였기에 신앙을 받아들이고 여주인과 함께 감옥에 붙잡혀 왔습니다. 그녀에게 온갖 고문이 떨어지고 배교할 것을 강요당했습니다. 게다가 이 시절에 그리스도인에게 가해진 박해의 수준은 상상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을 24시간 내내 고문했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고문을 참지 못한 이들은 배교를 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서로를 격려하며 박해를 참아 견딘 이들도 많았습니다. 맹수의 공격으로 사자의 먹잇감이 되기도 하였으며, 온갖 모욕을 견뎌야 하였습니다. 마침
누구나 자기 자신만의 체취가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주로 땀냄새이며, 겨드랑이의 액취, 입냄새인 구취, 발냄새, 머리카락 냄새, 살내음 등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주로 자기 자신의 고유한 체취이기에 자신은 잘 모르며, 타인에게는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이라는 동물이 바로 상당히 체취가 독한 편의 동물이라고 합니다만, 유독 한국인들은 전세계에서 독특한 유전자 형질을 보유한 덕에 체취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반면 전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체취가 나기 때문에 그렇기에 향수가 발달되었고 인공적인 방향제로 온갖 악취를 덮으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리스도의 ‘향기’라는 것은 어떤 정도의 향기일까요? 꽃들 가운데 향기가 강한 꽃들이 바로 장미, 프리지아, 수국 등이 있습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이런 종류의 꽃들이 단 몇 송이들만 있어도 전체 공간을 가득 채울 정도로 향이 짙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향기’는 이런 꽃들을 수천 수만송이를 채우고도 그 이상의 짙고 강렬한 향기가 아닐까요? 게다가 그 ‘향기’는 꽃의 본성처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어린양 당신 본성인 자비와 용서의 짙은 향기가 아니겠습니까? 또한 그런 당신 본성을 십자가의 길을 통해 닮은 제자들, 아버지 하느님의 자녀들일수록 그 향기가 엄청나게 짙게 배어나지 않을까요?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거룩함이 아니겠습니까?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서 배우라고 하신 주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하면, 그 향기가 엄청나게 짙게 피어오르지 않을까, 나도 그 향기를 내는 한 송이의 꽃처럼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다소 생소하지만 주위에 종종 있는 세례명인 안티모(Anthimus)라는 이름이 바로 이런 소망을 담고 있는 이름입니다. 로마 박해시절의 사제이셨던 순교자 안티모 성인은 많은 사람을 그리스도의 향기를 품도록 이교도들을 개종시키셨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성인께서는 체포되어 티베르(Tiber) 강에 던져지는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