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후 4세기에서 5세기에는 로마는 둘로 분할되어 있었습니다. 현재 터키에 위치한 콘스탄티노플을 수도로 이주하여 제국을 건설한 동로마제국, 다시 말해 비잔틴제국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이태리 로마에 세운 서로마제국이 있었습니다. 두 제국의 두 황제가 있었고, 서로가 경쟁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동로마 비잔틴 제국을 위협하던 여러 외래민족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민족이 바로 훈(Hun)족이었습니다. 이 훈족은 게르만족을 퇴각시키고 동로마제국도 수많은 위협을 가할 정도로 크게 성장한 민족이었습니다.
이 훈족의 영향으로 인해 수많은 성인성녀가 탄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흔들리고 당황하는 자신의 민족을 위한 성인성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보호하고 그들이 굳은 믿음으로 머물러 있기를 호소한 성인성녀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그런 맥락에 속하는 성녀 한분이 계십니다. 바로 '제노베파'(Genovefa) 성녀이십니다.
프랑스 파리의 수호성인인 성녀 제노베파(Genovefa, 혹은 즈느비에브, 422-512)는 14살부터 수도생활에 대한 갈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90세까지 긴 시간동안 수녀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적인 영감을 강하게 주었던 여인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녀가 한 '여인'으로서 자기 '민족'에 대하여 크나큰 영적 영향력을 줄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그녀의 이름에 담긴 영성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 그녀의 이름 속에 담긴 영성은 무엇일까요? 우선 그녀의 이름이 지닌 어원에 대하여 고찰해보도록 합시다. 그녀의 이름인 제노베파는 중세 라틴어에서 기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노베파라는 라틴어의 어원은 아마도 켈트어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합니다. '제노'(geno)는 영어로 번역하면 'people, tribe'라고 하여 어느 한 '민족, 백성'을 지칭합니다. 그리고 '베파'(vefa)는 영어로 번역하면 'woman'입니다. 그리하여 '제노베파'(genovefa)라는 켈트어 어원의 이름을 영어로 번역하면, 'the Woman of the People'이 되고, 따라서 어느 한 '민족의, 민족을 위한 여인'이 됩니다. 그야말로, 제노베파라는 이름 안에는 단일성과 고유성이 담긴, 유일무이한 여성이라는 점이 부각되는 이름입니다. 게다가 그 이름이 성녀의 이름이니, 이 이름에는 하느님의 힘이 얼마나 응축되어 있겠습니까? 과연 하느님께서는 그녀와 함께 하셔서 '믿음의 백성을 돌보시기 위한 여인이라는 도구'로 삼으셨습니다.
그녀가 살았던 프랑스 파리에는 훈족이 침입해온다는 루머가 있었습니다. 잔악하고 횡포가 심한, 이른바 무시무시한 이방족의 침입 앞에 도시민들은 불안에 떨어 방황하였습니다. 그 때에 제노베파 성녀는 그런 불안에 떠는 민족을 위해, 방황하거나 도망가지 말고 하느님께 기도하라고 예언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의 예언대로 훈족은 파리를 침입하지 않고 빗겨갔다고 합니다. 과연 그녀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힘이 그녀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언제나 믿음의 백성을 돌보시는 하느님이시라는 점이 여기에서도 입증되었습니다.
또 한번 그녀가 하느님 돌보심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464년에 프랑크 왕국에 의해 파리가 점령을 당하였을 때에, 시민들은 식량을 구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바로 그 때에 그녀는 놀랍게도 굶주린 백성을 위해 음식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민들은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책을 열심히 읽으면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음식으로 사람들에게 힘을 주었던 그런 성녀였습니다.
이후에 1129년에 열병이 돌아서 만 명이 넘게 사망자가 생긴 적이 있었는데, 그 때에도 그녀를 기리는 행렬 도중에 전염병이 사라진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놀랍게도 그녀는 자신이 돌보아야 하는 하느님의 백성이 환난을 겪을 때마다 도움이 되고 보살핌이 되는 도구였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외모로는 아름다운 여인이었으나, 그녀를 통해 환난에서 구하시는 하느님의 돌보심은 매우 강력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하느님 자애의 도구가 되었으며, '민족을 위한 여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그 민족이 하느님께 대한 신앙으로 충실한 민족이라면 더욱더 그러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제노베파라는 이름 안에는 '환난 중에 도움이 되시는 하느님'이라는 영성적 초점과, 동시에 그녀 자신이 '한 민족을 위한 여인'이 된다는 영성적 함의가 숨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누구든지 '제노베파'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자매님들은, 하느님께서 항상 도움이 되시고 보살피신다는 믿음을 간직한 여인이어야 하고, 또한 자신의 그런 믿음을 통해 선교적으로 다른 이들이나 민족을 돌보시는 하느님을 드러내는 여인이어야 하겠습니다. 이 이름을 지닌 여인일수록 더욱더 믿음의 여인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자신이 사랑한 도시인 파리를 위해 놀라운 성덕을 발휘하였던 제노베파 성녀를 기리면서, 특별히 그녀를 기억하는 행렬 가운데 전염병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지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전지구의 민족들을 위한 성녀로 그녀를 삼고 기도하는 것도 매우 유익하다고 할 것입니다. 제노베파 성녀의 도움을 간구합시다.
"주 우리 하느님의 집을 위하여 너의 행복을 나는 기원하네!"
(시편 122,9)
저의 세례명에 이런 고귀한 뜻이 담겨있을줄야... 하느님의 도구로 잘 사용되길 희망합니다. 이렇게 보면, 제노베파라는 이름 안에는 '환난 중에 도움이 되시는 하느님'이라는 영성적 초점과, 동시에 그녀 자신이 '한 민족을 위한 여인'이 된다는 영성적 함의가 숨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누구든지 '제노베파'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자매님들은, 하느님께서 항상 도움이 되시고 보살피신다는 믿음을 간직한 여인이어야 하고, 또한 자신의 그런 믿음을 통해 선교적으로 다른 이들이나 민족을 돌보시는 하느님을 드러내는 여인이어야 하겠습니다. 이 이름을 지닌 여인일수록 더욱더 믿음의 여인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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