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66] 세례명 '요한 보스코'에 담긴 영성은 무엇일까요?

흔히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권고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의식으로만 모든 것을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식으로만 바라보면 반드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 높은 의식을 지닌 사람의 시선으로, 더 큰 열정을 지닌 사람의 뜻대로, 더 큰 사랑을 품은 사람의 사랑으로 바라보라는 권고요 초대입니다. 그래서 항상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권고합니다. 

이렇게 더 높은 의식으로, 더 큰 열정으로, 더 큰 사랑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섬긴 한 성인이 있습니다. 그분이 바로 이태리 토리노대교구 소속 사제로 서품되어, 후에 청소년들을 위한 수도회인 살레시오회를 창설하신 성 요한 보스코(St. John Bosco)이십니다. 이태리어로 교구사제를 공경하면서 부르는 호칭이 돈(Don)이므로, 그래서 돈보스코(Don Bosco) 성인이라고 호칭합니다. 

이분은 왜 그렇게 더 높고 깊고 크신 사랑을 품으셨던 것일까요? 또한 어떻게 그 사랑을 젊은이들에게 전파하신 것일까요? 그것은 그분이 지니신 이름인 보스코Bosco의 어원에서부터 하느님께서 섭리로써 안배하셨다는 점입니다.

이 보스코라는 이름은 어디서 발원한 것일까요? 흥미로운 사실은 보스코라는 발음을 가진 그리스어 동사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βόσκω bosko라는 동사가 있는데, 그 뜻은 영어로 to feed, herdsmen, tend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뜻은 '(누구를) 먹이다, 돌보다, 목동(목자)가 되다'는 뜻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요한 보스코 성인은 다른 이의 선익을 돌보고, 증진하는 그러한 목자가 되셨습니다. 놀랍게도 이것이 그분의 이름 속에 내포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그분이 이탈리아인이시기에, 이태리어로 bosco라고 하면 그 뜻은 '숲, 삼림, 비유적으로 밀집된 지역'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많은 영혼이 머물 수 있는 숲이 되어 주셨고, 그분을 매개로 하여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고 모일 수 있는 운동장이 되셨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찾아오는 많은 영혼들을 돌봐주시었습니다. 마치 주님께서 목자로서 양들을 보살피듯이, 보스코 신부님(돈보스코)께서도 그렇게 영혼들을 돌봐주셨습니다.

돈보스코 성인께서 활동하시던 무렵에 이태리는 급속도의 산업화로 인해, 젊은이들이 도시로 너무 몰려들어 범죄에 쉽게 빠지게 되었습니다. 도시에 와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던 젊은이들이 어두움에 빠져 방황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인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젊은이들을 돌보실 커다란 수풀이 되기로 결심하셨습니다. 성인께서는 '예방교육영성'이라고 하여, 어려움 가운데 있는 젊은이들이 사랑과 정직함으로 무장하게 되면, 성장해서도 정직하고 사랑이 많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진리를 체험하셨습니다. 그래서 비록 청소년들이 이미 죄악과 불건전한 것들을 이미 알고 있다고 해도, 이를 극복할 만큼의 더 큰 사랑과 관심과 동반이 있다면, 교육자의 친밀하고 신뢰 가득한 애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방교육영성이며, 하느님의 더 크신 사랑과 더 높은 곳으로 초대하시는 뜻을 통해서 우리청년들은 정직하고 충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10년전 이태석 신부님의 삶과 신앙을 통해서, 남수단 톤즈라는 작은 마을이 한국사회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이태석 신부님께서 얼마나 그곳 청년들을 주님 사랑으로 동반해 주셨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태석 신부님의 뜻을 받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습니다. 돈보스코 성인의 마음처럼 청년들을 주님의 사랑으로 품어 안아, 그들을 사랑으로 양육하고자 애썼던 모습은 언제나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나는 착한 목자"란 주님의 말씀을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주었던 보스코 성인, 그리고 그분의 후예인 이태석 신부님. 누구든지 '보스코'라는 이름을 지닌 사람은 늘 주님의 더 큰 사랑을 빌어 자신과 이웃을, 특히 자녀들을 포함한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돌보며 품는 그런 큰 도량을 가진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나는 청소년 여러분을 위하여 일하며, 공부하고, 
나의 생의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성 요한 보스코(1815-1888)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38] 세례명 '소피아' (Sophia)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을까요?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 제가 어린 시절에 문방구에 가서 물건을 살 때면, 항상 저보다 더 나이가 많았던 형들이 그 문방구에서 옆의 소피 마르소의 사진으로 코팅이 된 책받침을 많이 사가는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미모가 출중하고 많은 이들의 여신으로 추앙받을 만하였기 때문이겠지요. 옆의 사진이 근래의 사진이라고 하며, 어린 시절의 전설의 사진들을 검색하여 보면, 지금 여느 아이돌을 능가할 정도의 미모를 가진 여인으로 나타납니다. 정말로 대단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이름을 프랑스어로 표기하면 Sophie Marceau가 됩니다. 프랑스어식 발음으로 '소퓌 마~르소'가 되겠구요. 특별히 그녀의 이름인 이 'Sophie'는 서양에서는 아주 많은 이름이고, 이것은 우리가 살펴볼 '소피아'의 프랑스어식 변형이라는 점을 알아두면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동일한 의미를 지니는 이 이름은, 영어로는 Sophie라고 해서 불어식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고, 그리스어나 독일어에서는 Sophia라고 하며, 그리고 러시아어 등의 슬라브어 계열에서는 Sofia 혹은 Sonia(소냐)라고 합니다. 그래서 슬라브계열의 여성 이름들 가운데 소냐가 많은 경우가 있는데, 이 'Sonia(Sonya)', 즉 '소냐'라는 이름은 모두가 Sophia, 즉 소피아라는 이름의 변형이라는 점을 알아두는 것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그럼 이 소피아 혹은 소냐라는 이름이 지니는 뜻은 무엇일까요? 원래 이 이름은 그리스에서 기원한 것입니다.  Σοφια (Greek)라고 하는 여성명사에서 기원이 되었는데, '소피아'라고 읽고 그 뜻은 '지혜' (智慧,wisdom)입니다. 원래 이 소피아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철학에서 자주 등장하던 단어입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파르메니데스 등 고대 그리스철학자들이 그렇게 갈구하던 단어이고, 서로 저마다 자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29] 세례명 '율리오/율리아' 혹은 '율리안나 (율리아나)'에는 어떤 뜻이 숨어있는 것일까요?

루카복음 20장 25절의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루카복음 20장 25절 말씀 형상화 "카이사라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이것은 바칠 것이 있다면 그 원래의 주인에게 '되돌려드리는'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당시 세금논쟁을 예수님과 벌이고자 하였던 로마 사람들에게 주님께서는 사실 그 카이사르의 것도 주님의 것이기는 하지만, 카이사르가 가져야할 몫을 부정하지는 않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의무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신앙적으로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 도로 바치는 마음가짐이 요구된다는 점을 부각시킬 때에 많이 회자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로마 공화정 시대에 실존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입니다. 이 '카이사르'라는 말은 로마 시대의 통치자, 황제를 지칭하는 호칭이었기에, 그 이름을 지닌 사람에게는 막강한 권력이 주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바로 이 '율리우스(Julius)'라는 라틴어로 된 남성의 이름입니다. 원래 그리스 신화에서 최고신은 바로 제우스 (Zeus) 신입니다. 그리고 로마신화로 넘어오면, 그 신은 바로 주피터 신(Jupiter)이 됩니다. 그래서 '율리우스(Julius)'라는 이름은 바로 이 신중의 신, 왕중의 왕인 주피터 신에게 자신을 봉헌한, 자신의 모든 것을 도로 바친 남성을 두고 '율리우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여성의 이름을 바로 율리안나(율리아나, 쥴리엔, Julien)으로 표기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로마의 최고신인 '주피터' 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도로 바친 사람으로서, 로마공화정의 최고의 통치자로 역할을 하였던 사람입니다. 또한 반대로 '주피터' 신이 그를 통해 모든 권능을 부여한 사람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11] 세례명 '글라라'에는 어떤 뜻이 담겨져 있을까요?

아씨시 성녀 글라라 대성당 지하에 모셔진 글라라 성녀 유해 앞에서 프란치스코란 이름의 영성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름 안에는 '자유'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프란치스코와 항상 함께 등장하는 이름이 바로 '글라라'입니다. 아씨시의 성녀 글라라, 성 글라라 봉쇄수도원의 창립자, 전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봉쇄수도원을 지칭하는 성 글라라 수도원의 최초의 영적 어머니, 이 글라라란 이름의 뜻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란치스코도 그러했듯이, 글라라라는 이름도 라틴어에서 유래하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12~13세기 중세의 인물이었기 때문에, 구약의 히브리어나 신약의 그리스어가 아닌 대중적인 라틴어로부터 이름을 따왔던 것입니다. 라틴어로 보면, 이 글라라는 철자가 Clara입니다. 이는 남성형용사 Clarus의 여성형입니다. 그래서 Clara입니다. 다시 이 형용사의 뜻을 살펴보면, 'transparent, clear"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라틴어 Clara가 스페인어로 와서는 그대로 Clara라고 표기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이 계란의 흰자 부분을 두고 'clara'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투명함이 백색으로도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태리어로는 Chiara (끼아라), 프랑스어로는 Clare (끌레르), 영어로 Clare (클레어)로 표기하고 발음합니다. 독일어로는 Klara라고 하고, 참고로 독일어에서는 '설명'이라는 명사가 Erklärung이라고 하여서, 상대를 두고 명료하게 만드는 것을 두고 '설명'이라고 정의하는 독일어식 뉘앙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대의 국문표준법상, 우리나라의 첫 음절은 ㅋ, ㅌ, ㅍ 등은 그보다 약한 소리인 ㄱ, ㄷ, ㅂ로 표기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클라라'가 되겠지만, 한국표준법에 따라서 '글라라'가 됩니다. 같은 경우로 Pet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