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8월 20일은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입니다. 클뤼니 수도원의 베르나르도 성인은 자신이 지녔던 깊고 깊은 성모신심으로 인하여, 당대의 혼탁했던 교회를 쇄신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이 지은 '동정 성모께 대한 찬가' 속에서 마리아의 '피앗'이 지녔던 깊은 뜻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께서 당신께 우리 구원의 대가를 주고자 하십니다. 당신이 승낙하시기만 한다면 우리는 즉시 해방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영원한 말씀 안에서 창조되었지만 슬프게도 지금 죽음에 매여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짧은 응답으로 인해 회복되고 다시금 생명에로 부름 받을 것입니다.
인자하신 동정녀여, 낙원에서 추방당한 아담과 그의 비참한 후손들이 당신께 이것을 애원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도, 다윗도, 죽음의 어두운 골짜기에 거하는 조상들, 바로 당신의 조상들도 이것을 애원하고 있습니다. 온 세상이 당신 발 앞에 엎드려 이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응답에 비참한 이들의 위로와 갇힌 이들의 구속과 저주받은 이들의 해방과 아담의 모든 자손들 곧 온 인류의 구원이 달려 있습니다. 동정녀여, 속히 응답하소서. 천사에게 속히 응답하시고 천사를 통해서 하느님께 응답하소서. “말”을 하시고 하느님의 “말씀”을 잉태하소서. 일시적인 “말”을 하시고 영원한 “말씀”을 받으소서."
이렇게 마리아께서는 당신의 '피앗'이라는 말로 '말씀을 잉태하셨고, 일시적인 '말'로 영원한 '말씀'과 늘 항상 함께 하시는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께 대한 깊은 신심으로 인하여,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시토회의 개혁을 이뤘고, 혼탁해졌던 중세 베네딕토회 수도승원들의 개혁도 이뤄냈습니다. 이렇게 큰 일을 이뤄낸 베르나르도 아빠스는 어떻게 해서 그것이 가능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그가 지녔던 이름의 뜻에서부터 단초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베르나르도라는 이름은 영어로 표기하면 Bernard(버나드)입니다. 그리고 이 이름의 다양한 버전이 있는데 독일어로는 Bernhard(베른하르트), 이태리어로는 Bernardo(베르나르도), 프랑스어로는 Bernard(베르나르)라고 합니다. 그런데 원래 이 이름은 고대 스칸디나비아어(8~14세기)에서 기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먼저, Bern이라는 말은 Old Norse bjǫrn (“bear”)과 Proto-Germanic *bernuz (more at *berô)에서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자는 "곰"을 의미하고, 후자인 원-게르만어 '베르누즈'는 "전사"(Warrior)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곰"이라고 해석하는 것보다, "전사"로 해석하는 것이 더욱 타당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덧붙이는 Hard가 우리가 영어로도 아는 Hard(힘든, 단단한)이라는 뜻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용감하게, 단호하게, 굳건하게'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Bernhard라는 이름 속에 담긴 뜻은 "용감하고 굳건한 전사"라는 뜻입니다. 특별히 성모님께 대한 깊은 신심으로 굳건해져서, 그들이 맞서는 모든 영적 전투에서 굴복하지 않았고, 성모님과 늘 함께 하면서 결국에는 그 어려운 교회 공동체의 쇄신을 이뤘기 때문입니다.
같은 의미에서 루르드의 성녀 베르나데따 수비루의 이름도 이 베르나르도와 어원이 같음에 놀라워할 수 밖에 없습니다. 프랑스어로 Bernard(베르나르)의 여성형이 Bernadette(베르나데트 혹은 베르나뎃다)입니다. 당시 성모님에 대한 원죄성에 대단히 큰 신학적 논쟁이 있었고, 프랑스 피레네 산맥의 중간지역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마을 루르드의 마사비엘 동굴에 나타나신 성모님께서는 "나는 원죄 없이 잉태되었다"는 무염시태(Immaculate Conception)이라는 교리를 확증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이 성녀를 통해 그것이 결국 교회의 공식 성모님 교의로 반포되었고 성모님께서 주신 기적수를 통해 현재까지도 치유기적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그녀의 성해가 130여년이 지난 아직도 부패되지 않고 있는 것도 참으로 놀라운 기적입니다. 마치 잠들어있는 듯한 그녀의 모습을 통해서 그녀는 여전히 믿음 속에서 살아있는 루르드 성모님의 성녀입니다. 그녀의 "확고한 성모신심"이 교회에 새로운 장을 열었고, 많은 이들이 회복과 회개를 얻었기에 그녀는 칭송받을만한 성녀입니다.
이렇게 세례명을 '베르나르도' 혹은 '베르나르뎃다'로 지은 형제 자매님들께서는, 성삼위 하느님과 성모 마리아께 대한 굳건한 신뢰와 헌신의 영성을 깊이 간직한 그런 '전사들'이 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현대에 더 큰 악마의 '어두움'이 만연한 이 시대에, 본인들의 믿음과 헌신의 정신을 통해서 마귀와 맞서 싸워야 하는 소명을 지닌 이들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혹자는 이 시대에 악마(마귀)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는 이들이 있는데, 자세히 현미경으로 보면 곳곳에 우리를 하느님과 멀어지게 만드는 숨어있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심하게 무관심으로 보아서 그렇고, 그렇게 무관심하게 냉담하도록 이끄는 것도 악의 영향력 때문입니다. 특별히 마리아께 매달려서 그분께 헌신하는 이들을 반대로 마리아께서는 성자 예수 그리스도로 탈바꿈시켜주십니다. 이 이름을 지닌 형제 자매님들은 특히나 원죄 없이 잉태되신 티없으신 성모성심께 약속을 드려야할 것입니다.
"성모 마리아여, 저를 온전히 당신께 드리오니, 제 영육의 유일한 피신처가 되어주시며,
저에게 안전하고 완전한 구원의 은총을 전해주소서.
그리하여 당신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사명에 전념하게 하시며,
마침내 죽음의 문턱에서 당신의 보호 속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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