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1주일 (다해, 루카 21,25-28.34-36)
찬미 예수님, 오늘은 대림 제1주일입니다. 다시금 새롭게 아기의 형상으로 오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부디 올해에도 우리 자신을 잘 준비시켜서 올바르게 성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도록 합시다.
오늘의 묵상주제는 예수님의 강생과 더불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제1독서의 예레미아서의 말씀에서는 고난이 불가피하지만, 고난으로서 멸망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보여줍니다. 예레미야 예언자가 활동할 당시에는 정치적으로 바빌론 치하에 들어가는 그런 유배시기였습니다. 그렇다보니 당연히 남유다 왕국은 자유를 잃어가고 있었고, 희망도 꺼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의 몸도 마음도 자유롭고 평화롭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야훼 하느님의 예언에만 희망을 걸고 있었습니다. 구원의 때가 다시 다가오면 다윗의 후손으로부터 새롭게 정의의 싹이 움터올 것이라고 말입니다. 고난이 올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고난으로 결코 모든 것이 멸망하지 않는다는 구세주 대망론이 이때부터 싹이 트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몸과 마음이 그저 희망을 고대할 뿐이었지, 완전히 자유롭고 평화롭지 못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제2독서의 테살로니카 1서의 말씀을 통해 우리의 마음부터 준비시킵니다. 고난은 역시나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몸의 고난이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은 이전의 예레미야 예언서 시절이나 바오로 사도의 시절이나 동일합니다. 다만, "여러분의 마음에 힘을 북돋아 주시어, 우리 주 예수님께서 당신의 모든 성도들과 함께 재림하실 때, 여러분이 하느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흠 없이 거룩한 사람으로 나설 수 있게 되기를 빕니다. 아멘." (1테살 3,13) 그래서 이미 강생하신 주님을 알고 믿었던 테살로니카 신자들이 겪었던 마음이 나약해짐을 두고 바오로 사도가 이렇게 권고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신다면, 우리들 마음이 당신 사랑으로 충만한 상태에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실 것이라는 권고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충만한 상태를 의미하는 평화가 우리 마음에 깃들어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 주님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결정적인 주님의 임재 시점에 이르게 되면, 몸도 마음도 다 홀가분하게 될 것이고, 우리 몸을 부자유케 하는 것들로부터 해방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하기 싫은 것도, 해서는 안되는 일에 내 몸을 맡기고 있는 상태, 특별히 온갖 죄악과 근심걱정에 내 몸을 맡기고 있는 상태로 인하여, 정작 내가 가야할 길을 가지 못하고 있는 그런 몸을 주님께서 자유롭게 하신다고 루카복음이 선포합니다. 그리고 마음은 여러 갖가지 두려움과 공포에 가득찬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도하면서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차분히 조용히 그분의 방문을 기다리는 평화를 누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메시아 구세주께서 우리에게 오시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자유롭고 평화를 누리는 상태에 이른다는 가르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신앙을 가졌다고 해서 몸의 고난이 다 면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일상의 과정이 다 삭제되는 것도 더더욱 아닙니다. 그럼 신앙이 왜 필요한 것입니까? 그것은 일단 우리의 몸의 고난과 속박이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인해 우리 몸과 마음이 다 끝장나지 않는다는 점을 증언해주기 때문입니다.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소방관처럼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몸이 지니는 고난의 불가피함 속으로 뛰어들어 오십니다. 그래서 그 몸도 자유롭게 하고, 믿음으로 우리의 마음도 충만한 평화를 누리게 하시기 위해서, 아기의 모습으로 이 지상에 내려오십니다. 신이 인간이 된다는 놀라운 교환의 신비를 보여주시는 동시에, 우리 인간의 몸과 마음의 구조 현장에 직접 뛰어드시는 119 구조대 총 책임자이십니다. 따라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이런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우리 자신을 사랑할 수 있고 삶의 희망의 여지를 간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강생과 더불어 우리 몸과 마음이 희망의 거처가 되는 것입니다. 대림시기를 시작하며 다시금 우리 몸과 마음의 희망과 평화를 주시러 다시 오시는 아기 예수님께 감사와 찬미와 우리의 굳은 믿음을 보여드리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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