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초등학교에서 방학숙제로 받았던 과제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독후감이었습니다. 여러 유명한 세계명작들 가운데 선정된 책들을 읽고 그에 대한 독후감을 쓰는 것이 초등학교 시절의 방학숙제이었습니다. 그런 책들 가운데 기억에 남는 책 하나가 바로 우리가 잘 아는 "톰 소여의 모험"이었습니다. 이 책은 필명이 '마크 트웨인'이라는 작가가 쓴 모험소설입니다. 주인공인 말썽꾸러기 톰 소여가 마을의 어른들과 벌이는 여러 장면들을 희화화함으로 기성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의 조롱을 풍자로 그려내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을 집필한 사람이 '마크 트웨인'이라는 작가명(필명)을 쓰는 사람이었는데, 그의 본명은 바로 '사무엘 클레멘스'였다고 합니다. 왼쪽의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그인데, 그가 특별히 '사무엘'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다면, 왜 '톰 소여의 모험'과 같은 소설을 썼는지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무엘이라는 이름은 원래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인물 '사무엘'의 이름으로부터 유래합니다. 이 이름은 שְׁמוּאֵל (Samuel)이라고 하고, 'God has heard', 즉 '주님께서 들어주셨다'라는 뜻을 지닙니다. 히브리어 동사에서 שׁמע ('듣다')의 수동태 현재분사에 해당되는 것이고, 뒤에 나오는 'אל'은 항상 '하느님'을 뜻하는 대명사가 됩니다. 그래서 두 단어의 합성형으로 '주님께서 들어주셨다'는 뜻의 이름이 됩니다.
사무엘상 1장 20절에 이렇게 나옵니다.
"In due time Hannah conceived and bore a son. She named him Samuel, for she said, “I have asked him of the LORD.” (1Sam 1,20; NRSV)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가 아들을 갖게 해달라고 열심히 하느님께 기도해서 얻은 아들이기에 그의 이름이 '하느님께서 들어주셨다'는 뜻의 사무엘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나타난 아들 사무엘은 이스라엘의 판관시대를 열었던 인물이었고, 후에 자신의 대를 이을 최초의 왕인 사울과 다윗왕을 축성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젖힌 인물이 되기도 하였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자주 이스라엘 민족을 침략하였던 필리스틴 사람들로부터 자기민족을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던 판관으로도 유명합니다.
앞서 이야기하였던 톰 소여의 모험이라는 소설이 집필된 이유 가운데 하나를 추정해보자면, 당시 남북전쟁이 임박하고 있었고, 사회의 노예제도와 기성의 제도들의 모순이 넘쳐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히며, 또한 동시에 온고지신의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무엘 클레멘스는 이런 모험 소설 뿐만이 아니라 반전주의자나 다른 사회비판적인 소설들도 집필하였다고 합니다. (왕자와 거지 등등).
사무엘 판관 그 자신도 하느님으로부터 온 사람이었고, 그래서 새로운 역사를 창달하고자 하였으며, 작가인 사무엘 클레멘스도 자신의 작품으로 새로운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도록 인도하였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이 사무엘이라는 이름을 세례명으로 쓰는 분들은 자신의 영성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새로운 지평에 대한 갈망'입니다.
남들이 보지 않았던 것을 주님의 부르심에 따라 바라보고, 또 새로운 왕정시대를 열기 위하여 후대의 왕들을 선정하는데 조력하였으며, 그리하여 진리의 주님을 돋보이도록 하는 조연이 되었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을만한 이름이 되었습니다. 타인을 향할 줄도 아는 애정도 가진 인물이며,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앞장서는 인물이 되라는 부르심의 이름이 바로 이 '사무엘'이 될 것입니다.
흔히 논어에서 50세를 '지천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하늘의 '부르심, 소명'을 잘 이해한 나이라고 해서 '지천명'이라고 합니다. 이를 그리스도교화한다면, 그 누구든지 '사무엘의 영성'을 이해하고 자신을 사무엘처럼 '자기도 타인도 새롭게 가꾸는 사람'이 된다면, 나이에 상관이 없이 '지천명'의 의미를 깨달은 '현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일상 속의 여러 사건들의 의미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곰곰히, 자세히 되새겨보는 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Whoever is happy will make others happy, too."
"행복한 사람은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사무엘 클레멘스 (마크 트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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