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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배우고, 기도로 느끼고' 2] 성경이 가르쳐주는 '아멘(Amen)'의 의미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라는 성호경을 함께 혹은 홀로 바치게 되면 매번 반사적으로 우리는 "아멘"하고 대답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끔씩 강론에서 이 '아멘'이라는 말의 무게에 대해 다시금 묵상하게 되지요. 그리고 간단히 말해, 이 '아멘'이라는 말은 '진실로, 정말로, 그렇게 되길' 이라는 뜻을 지닌다고 한번쯤 들으신 경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이 '아멘'에 대해 전혀 들어보신 기억이 없으실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이 '아멘'이 원래 구약성경의 언어인 히브리어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려드리면서, 그 어원적 의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드리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매번 기도나 생활에서 정말로 '아멘'하고 응답하실 때에 가슴이 따뜻해지고 울림이 살아있게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라틴어로 표기된 형태가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AMEN, 즉 '아멘'입니다. 그리고 이 단어는 원래 히브리어로 된 단어라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원어인 히브리어로 이 단어는 אמן이 됩니다. 동일한 어근이 등장한 구약성경이 있는데, 그것은 신명기 32장 20절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들에게 내 얼굴을 보이지 아니하리라. 그리고 결국 어찌 되는가 두고 보리라. 이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세대, 진실이란 털끝만큼도 없는 자들아!" (공동번역, 신명 32,20)

“He said: I will hide my face from them, I will see what their end will be; for they are a perverse generation, children in whom there is no faithfulness.” 
(Deuteronomy 32:20 NRSV)

여기에서 등장하는 faithfulness, 즉 "진실"로 번역된 부분에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אֵמֻ֥ן ('에문'이라고 읽음)이며, 이 '에문'의 어근이 바로 ʾāmen(아멘)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에문 혹은 아멘'의 다른 정의는 'trustworthiness'라는 단어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는 '믿을 만한 가치가 있음' 혹은 '신뢰할 만한 사실임'을 의미합니다. 앞에 등장하는 "내 얼굴을 숨기겠노라"라는 야훼 하느님의 말씀을 보면, 그 전제가 바로 당신을 '절대신 하느님'으로 신뢰하지 않는 백성들의 태도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반대로 보자면, 만약 '진실하게 신뢰할만한 그런 하느님'이라고 우리가 믿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그러면 주님께서는 그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얼굴을 백성들에게 드러내실 것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아멘'이라고 매 기도문의 응답으로 이야기한다는 사실은, 곧 우리가 듣는 기도가 '기도를 드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진짜로 믿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친구나 부모, 혹은 배우자에게 '이거 진짜야'라고 '믿어달라고 부탁하면서 이야기하고 호소하는 것'과 동일한 어조를 지닙니다. 또한 동시에 기도를 바치는 분이 정말로 '신실하시고, 진실하시며, 우리가 믿을 만한 분'이라는 의미도 함께 내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적인 미사나 성사 등에서나 성호경,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등등의 염경기도, 그리고 눈을 지긋이 감고 나의 호소 또는 감사할 것이나 슬퍼할 것을 절절히 곱씹어본 후에, 그저 '아멘'하고 한 마디만 하더라도, 아주 훌륭한 기도가 되지 않을까요? 구약성경 히브리어가 가르쳐주는 '아멘'이라는 말의 어원을 이해하신다면, 구구절절이 어떤 기도문의 글자 하나라도 틀리지 않아야 올바른 기도를 바친 것이라는 형식주의에서 자유롭지 않겠습니까? '아멘'이라는 두 글자에 이렇게 깊은 의미를 담고, 순간순간마다 떠오르는 감정들이나 생각들을 붙잡고 잠시 잠시 묵상하고, 말미에 '아멘'한다고 하면 그 모든 것들이 기도가 되는 것이며, 형식이나 원칙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런 형식과 규칙으로 기도가 지엽적이고 피상적이 되는 것보다 훨씬 주님께서 좋아하실 방향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주 자주 순간마다 '아멘'하며 주님을 떠올리면서 '신앙'을 보살핀다면 어떨까요? 다음의 성가 가사처럼 말입니다.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내 앞에 어려운 일보네
주님앞에 이 몸을 맡길때 슬픔없네 두려움 없네
주님의 그 자비로운 손길 항상 좋은 것 주시도다
사랑스레 아픔과 기쁨을 수고와 평화와 안식을

날마다 주님 내 곁에 계셔 자비로 날 감싸주시네
주님 앞에 이 몸을 맡길때 힘주시네 위로함주네
어린 나를 품에 안으시사 항상 평안함 주시도다
내가 살아 숨을 쉬는 동안 살피신다 약속하셨네

인생의 어려운 순간마다 주님 약속 생각해보네
주님 속에 믿음 잃지 않고 말씀 속에 위로를 얻네
주님의 도우심 바라보며 모든 어려움 이기도다
흘러가는 순간순간마다 주님 약속 새겨봅니다
-개신교 CCM,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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