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 4복음서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을 자세히 보면, 거기에는 많은 '마리아'가 등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과연 그 '마리아'라는 여인들이 서로 동일한 인물을 지칭하는 것인지, 아니면 서로 다른 인물인데 이름만 같은 동명이인(同名異人)인 것인지에 대해 한번 즈음 의심을 해본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넘겼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전부 다는 아니지만 손에 꼽힐 수 있는 대표적인 '마리아', 그리고 그들이 서로 동일한 인물인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4복음서에 등장하는 '마리아'를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나자렛 고을 출신의 동정녀 마리아
- 막달라 어촌 출신의 마리아 (마리아 막달레나)
- 베타니아 출신의 마리아 (마르타의 여동생, 루카 10,38-42)
- 야고보, 요셉, 살로메의 어머니 마리아 (마르 15,47)
- 나르드 향유로 예수님의 두발을 닦은 마리아 (요한 12,1-8)
- '마리아 막달레나로' 추정되는 간음한 여인 (요한 7,53-8,11)
이렇게 대략 여섯 항목에 해당되는 마리아가 최소한 존재하고 있습니다. 비록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조사하고 분석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이 여섯 항목 안에 해당되는 마리아를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도 아주 흥미로운 성경지식이 될 것입니다.
일단, 너무나도 유명하고 당연한 성모 마리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은 이 블로그 외에도 너무나도 차고 넘치는 자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자료들을 참조하시면 되리라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별도의 이야기를 하지 않겠습니다.
둘째, 막달라 어촌 출신의 회심한 여성사도 마리아, 즉 마리아 막달레나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의 이전 글을 참조하시면 이해가 잘 되실 것입니다.
셋째, 마리아 가운데 베타니아라는 지역 출신의 마리아가 있습니다. 그녀는 첫째인 오빠 라자로, 둘째인 언니 마르타에 이은 셋째 막내로, 루카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말씀만 듣는다고 언니와의 에피소드를 일으킨 장본입니다. 또한 요한복음 11장에서는 자신의 오라버니인 라자로가 다시 살아나게 되는 기적을 경험하면서 예수님에 대한 한없는 흠숭과 공경심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12장에서는 한없이 비싼 순 나르드향유로 수난받으실 예수님의 양발을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닦아드립니다. 그렇게 해서 수난을 암시하는 동시에 영광의 주님이심을 드러내는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3번과 5번 마리아가 모두 동일한 인물로 나옵니다. 이 두 이야기 모두 베타니아의 세자매 중 막내인 마리아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넷째, 예수님의 십자가 증인으로 위치한 마리아 막달레나와 함께 제시되는 마리아인데, 그녀는 열두사도 중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의 어머니인 마리아입니다. 물론 남편은 알패오가 되겠지요. 요세는 작은 야고보의 동생이고요. 그래서 사도의 어머니 가운데 한명인 마리아라는 여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간음한 여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인을 우리가 흔히 '마리아 막달레나'와 동일시하는 경향을 갖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 앞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성경학자들 사이에 공통된 의견인데 그것은 요한복음의 이 간음한 여인사화는 처음부터 요한복음이 아니었고, 후대의 어느 다른 사람이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로서 아주 자비로우신 분이라는 점을 강조하게 위해 인위적으로 편집해서 집어넣은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점을 일단 양지하고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이 '간음한 여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인을 왜 '마리아 막달레나'와 동일하게 생각하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서방교회, 즉 로마를 기반으로 하는 라틴 가톨릭 교회에서 기원후 6세기부터, 요한복음 11,1-12,8 그리고 루카 7,36-50에 등장하는 죄 많은 여인을 마리아 막달레나와 동일시하는 해석전통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전통 혹은 관습으로 인해서 우리는 마리아 막달레나와 간음한 죄 많은 여인을 동일하게 여기면서 해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떤 역사적 증거도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지만, 그녀가 최초로 빈 무덤을 발견한 여인이었고, 십자가 밑에 머물기도 하는 등등 아주 열렬한 여성사도가 되었다는 점과 드라마틱하게 대조되는 효과를 지니는 것에서 유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녀의 출신지역인 막달라라는 어촌의 특성 및 그녀의 미모에 대한 여러 묘사들 등을 근거로 해서 그렇게 추정하고 해석하고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개략적이지만 복음서에 나타난 마리아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명확한 것은 모두가 동일한 인물은 아니라는 점이고, 그리고 4복음서의 저작시기가 서로 상이하다는 점이 학자들에 의해 밝혀졌으며, 상호 서로를 참조하면서 저술하였다는 가설에 의해 중복되어서 같은 이야기와 같은 이름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그렇듯이 다 다른 마리아라고 하더라도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은 다 공통적으로 열렬하였다는 점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논하지 않아도 이미 당연한 것이며, 마리아 막달레나도, 그리고 베타니아의 마리아와 사도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도, 이 모든 마리아가 아주 열렬히 주님을 따르는 여인들이었다는 점은 분명히 추론할 수 있습니다. 복음서를 읽으면서 앞으로 '마리아'라는 이름을 접하게 될 때에 여러분들은 어떤 분을 떠올리시겠습니까? 무조건 성모 마리아만을 떠올리시기 보다는 상황에 적합하게 위의 '마리아'들을 떠올리시면 어떠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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