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사이먼 |
좌측에 보시는 사진은 아주 유명한 팝스타인 폴 사이먼(Paul Frederic Simon)의 사진입니다. 이 사람은 1966년에 첫 앨범을 내고 팝음악의 전설로 살아있는 그룹 "사이먼 앤 가펑클"의 한명이지요. 그가 앨범으로 발표한 노래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곡이 2곡이 있습니다. 하나는 "The Sound of Silence", 다른 하나는 "Bridge over troubled water"입니다. 이 두 곡가운데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인 "Bridge over troubled water" (험한 세상 위에 다리가 되어)를 좋아합니다. 그 가사 가운데 일부는 이렇습니다.
When you're weary (당신이 지치고 힘들때)
Feeling small (당신이 한없이 작다고 느껴질 때)
When tears are in your eyes (당신 눈에 눈물이 날때)
I will dry them all (내가 그 눈물을 다 닦아드릴께요)
I am on your side (나는 당신 편이니까요)
When times get rough (삶이 만만치 않게 느껴질 때)
And friends just can't be found (친구 하나 없을 때)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험한 세상 다리로)
I will lay me down (저 자신이 다리가 되어 드릴께요)
위의 가사가 나타나듯이, 인생이 괴롭고 외롭다고 느껴질 때에 자신이 항상 곁에 있고, 또한 자신이 다리처럼 받쳐주고 이어주겠다는 마음이 가득한 노래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우면서도 감동스러운 발견이 또 하나가 있는데, 바로 이런 노래를 만든 이 '폴 사이먼'의 성인 '사이먼' (Simon)의 이름이 원래 지니는 영적 의미가 그대로 드러난 노래라는 점입니다. 그러면 어떠한 뜻을 지니는 이름이기에, 저 유명한 노래의 가사의 의미와 연관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고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몬'이라는 이름은 '시메온'이라는 이름과 동일한 히브리어 어원에서 왔습니다. 히브리어로 שִׁמְעוֹן이라고 하고, 이것을 라틴어화하면 Shim'(e)on (쉬몬 or 쉬메온)이 됩니다. 그리고 이 히브리어를 분석하면 이렇습니다. 원래 '~의 말을 경청하다, ~를 따르다'라는 동사가 히브리어로 שׁמע (쉐마) 동사입니다. 이 동사는 구약성경에 아주 중요하면서도, 자주 등장하는 동사입니다. 제일 대표적인 구절이 바로 신명기 6장 4절의 말씀입니다. "들어라, 이스라엘아. ~"로 시작하는 것은 한분이신 하느님을 마음과 정성과 온 힘을 다하여 섬기라는 말씀입니다. 이 "들어라"라는 말씀을 표현할 때에 사용된 동사가 바로 저 "쉐마" 동사입니다. 그리고 히브리어는 특성상 3인칭 직접목적어 (~를/~을)가 동사에 바로 결합되어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위의 동사는 3인칭 남성 단수형의 동사이며, 성경에서 3인칭은 많은 경우 야훼 하느님을 지칭할 때에 사용됩니다. 그러면 이를 해석하면 이렇게 됩니다. "God the Lord has heard him." 즉, "주 하느님께서 그의 말을 들어주셨다. 그를 눈여겨보셨다."는 의미가 됩니다. 따라서 시몬 혹은 시메온이라는 이름은 구약이나 신약을 통틀어서 주로 하느님께서 그의 말을 들어주셨음을, 그를 눈여겨보셨음을 이야기할 때에 사용되는 이름입니다.
성무일도 끝기도 후에 바치는 '시므온(시메온)의 노래'에도 이런 그의 이름이 나타내는 영성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사도 베드로 (시몬) |
"주여 말씀하신 대로 이제는 주의 종을 평안히 떠나가게 하소서. 만민 앞에 마련하신 주의 구원을 이미 내 눈으로 보았나이다. 이교 백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시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 되시는 구원을 보았나이다."
구세주 메시아가 도래할 때를 자신이 살아있을 때에 볼 수 있게 해달라는 예언자 시메온의 간청을 주님께서 "들어주신"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름 "시므온"이라는 그대로 이뤄진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의 수제자인 사도 베드로도 자신의 원래 이름은 시몬이었지 않습니까? 이 이름 또한 주 예수님께서 그를 눈여겨보시고, 그의 소명에 대해 잘 알고 계셨기에, 시몬이라는 원래의 그의 이름에, 그리스어 이름인 Πετρος라는 이름을 새롭게 부여하셨습니다. 원래 이 단어의 뜻이 "바위"라는 뜻인데, 그리하여 시몬이라는 이름 안에 있던 원래의 자질인 "뒷받침"이라는 점을 귀하게 여기시고, 그것을 바탕으로 반석이 되라는 새로운 사명을 부여하셨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하여 시몬 혹은 시메온이라는 이름을 가진 성경의 인물들은 이어지는 사람들이나 사건들을 뒷받침해주고 지지해주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또한 자신 안에 있는 그러한 소명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주 잘 성찰하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또한 주님께서는 사도 베드로처럼, 계속해서 자신을 부인하는데도 그를 가까이하시면서 그의 마음을 잘 귀여겨들어주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마침내 더없이 충실한 으뜸 사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께 봉사하면서 교회와 신자들을 '뒷받침'하는 데에 진력하였습니다.
위의 폴 사이먼이 지은 노래 "험한 세상 위에 다리가 되어"와 "시몬"이라는 이름이 지닌 어원적 의미를 결합해서 해석하자면, 이 '시몬' 혹은 '시메온'이라는 이름을 지닌 사람의 영성은 이렇게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다른 여러 사람들을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자신의 이름에 합당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주변의 사람이 힘들어하거나, 외로워하거나, 삶이 녹록치 않다고 절망하고만 있을 때에, 우리의 '시몬'들은 그를 정서적으로 잘 '들어주고' 그리고 그를 '뒷받침'해주는 소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도 우리의 고뇌에 귀기울이신다는 그런 '구원신앙'을 우리가 늘 갖고 있는 것처럼, 우리 주변의 고뇌에 '귀기울이고' 그들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이 '시몬'이라는 이름이 지니는 참된 '영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 저 노래 가사의 마지막 구절처럼 말입니다.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I will lay me down."
(험한 세상에 다리처럼, 저를 당신을 위해 내려 놓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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