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알론소 선수 (스페인, FC B. 뮌헨 소속) |
독일 분데스리가(Bundesliga) 축구 FC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자, 스페인 사람으로 스페인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는 Xabi Alonso (사비 알론소)라는 선수가 있습니다. 이 선수는 아주 유명한 축구선수로서, 아주 중요한 미드필더로서, 지난 유로 2012에서는 스페인이 우승을 하는데 아주 공로가 컸다고 합니다. 그를 거쳐서 모든 패스가 이뤄지고, 그로 인해서 전술이 전개되었다고 합니다. 반대로 그가 결장하는 날이면 뭐든지 일이 풀리지 않고, 선수들도 답답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는 평판이 있을 정도로 아주 훌륭한 선수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선수생활을 한 후에, 2014년부터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선수가 어떻게 해서 우리의 세례명 '알퐁소'를 설명하는데 단서가 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그의 이름인 '알론소'가 'Alfonso' (알퐁소)의 또다른 변형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알퐁소'와 '알론소'는 동일한 뜻을 지니는 다른 형태라는 점을 말하고자 이 선수의 이름을 거명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선수는 축구선수로서 모든 경기에 임할 준비를 항상 하며,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과가 나타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그의 직업이나 자세 또한, 이 '알퐁소 혹은 알론소'가 원래 가지는 의미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거명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대체 어떤 뜻을 가지는 이름이길래 그의 이름과 연관이 있다고 하는 것일까요? 그 뜻을 찾아보면 이렇습니다. 원래 이 '알퐁소 혹은 알론소'는 '일데폰소' (ILDEFONSO)라는 이름의 또다른 변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일데폰소라는 이름은 스페인 톨레도 대교구의 대주교였던 성인의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스페인어식의 'ILDEFONSO'는 원어가 비시고틱어(Visigothic, 독일 동쪽을 의미하고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 가령 스웨덴 지역에 거주하였던 게르만족의 일파를 이야기함)의 HILDEFONS에서 변화되었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단어는 두 부분으로 나뉘게 된다고 합니다. 전자인 HILDE는 "Battle" 즉, '전투'를 의미하고, 후자인 FONS는 "Ready" 즉, '준비된' 이라는 형용사를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데폰소'는 'Ready to battle'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는 이름입니다. 다시 말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Alfonso, Alphoso, Alonso, Ildefonso 등의 여러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동일하게 모두 '(~와/~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된 사람'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성 알퐁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
그의 대명사는 첫째, 1732년 11월 9일 도시 빈민가와 소외된 지역에 가서 그릇된 교리를 접하였던 가톨릭 신자들의 교육과 설교를 위해 '구속주회' (Congregatio Sanctissimi Redemptoris, 약칭 C.Ss.R., 한국지부는 서울 사당동에 집을 갖고 있음)를 설립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의 동료들과 함께 그릇된 윤리관념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된 사람으로 활약하였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원칙에 따라 항상 꿀처럼, 버터처럼 달콤하고 부드럽게 사람들을 감싸면서 대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자신의 설교를 쉽고 부드럽게 만드는 데에 자신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였다고 합니다.
둘째, 그는 '윤리신학'의 창시자로 가톨릭신학사에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교리에 위배되는 윤리관념에 맞서는 논리를 계발하고 정립하는 그였기에, 그 자신부터가 신학자로, 수도회 창설자이며 나중에는 주교로 서품받아 교회에 봉사하였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반복적인 생활습관을 이야기하는 라틴어 명사 Mos의 형용사인 Morales로부터 기인하여, 어떻게 해서 신자들이 주님의 계명에 따라 올바르게 생활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는 논리체계를 정립하였던 것입니다. 그런 논리를 정립한 사람이 바로 '싸울 준비를 갖춘 자'인 '알퐁소' 성인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리아'라는 이름을 덧붙여 넣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윤리신학에서 제일 관심있게 보는 것이 '죄란 무엇이고, 보속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만약 강경한 입장을 보여준다면, 그러면 우리는 너무나 딱딱하고 인색한 면모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도덕주의와 교리주의에 갖힌 화석화된 신앙을 가지게 됩니다. 이건 지켜야되고, 저건 피해야하고, 그걸 위반할 경우는 반드시 없어야 한다는 식의 수학공식처럼 고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알퐁소 성인은 이런 점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죄를 지은 자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 나쁜 악습에 깊이 빠져들어 있을수록, 그만큼 더 부드럽고 다정하게 다가가야 한다."
(성 알퐁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마치, 성모 마리아에 대한 찬가 가운데 성모님을 '죄인들의 변호인' (Advocat Pecatorum)으로 지칭하는 것처럼, 알퐁소 성인은 죄악이라는 원수에 대해서는 싸울 준비를 갖추고 있지만, 죄인에 대하여서는 한없이 너그럽게 다가가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하여 주고 있다는 점을 잘 알 수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 '알퐁소, 알론소 일데폰소'라는 이름이 지니는 영성은 바로 요한복음 8장의 '간음한 여인과 예수 그리스도'에 나타나는 정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녀가 분명 어떤 큰 죄를 지었는지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과 논쟁을 벌이시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죄인으로 핍박하려는 자들과 '맞서 싸우는' 자리를 차지하십니다. 그래서 '죄악'의 옳고 그름의 선악판단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시고, 동시에 '죄인'에게 얼마나 자비가 필요한지를 절실히 깨닫게 해주십니다. 누구든지 이 '알퐁소 혹은 일데폰소'라는 이름을 자신의 세례명으로 가진 분들이라면, 정확한 상황판단과 옳고 그름을 '따지기 위해 준비된 사람'이라는 본연의 자세도 필요하겠지만, 거기에 더하여 더욱 더 너그러운 사람이 되는 것이 요구된다는 점을, 본인의 세례명을 통해서 깊이 묵상하시길 바랍니다.
"양심의 가책은 곧 회개의 시작이다. 그리고 영혼을 정화시키려고 사려깊은 성격을 만든다."
(성 알퐁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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