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라의 마리아 (약칭 마리아 막달레나) |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교황청 경신성사성 교령을 통해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을 축일로 격상시키면서, 그녀를 여성사도직의 모범으로 칭송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의 모든 가톨릭교회가 7월 22일을 막달레나를 위해 전례를 봉헌하도록 되었습니다.
흔히 말하기를, 이 여인은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에는 아주 문란한 생활을 하다가, 그리스도를 만나 죄악을 용서받은 후에는 아주 열심한 여성사도가 되었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우리는 그렇게 믿기 때문에 교회의 전례에서도 주일과 동일한 등급인 축일로 격상시켜서 이 날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그녀의 중요성이, 마치 오늘날 여성사도직이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의 이름은 정식으로 막달라 여자 마리아이고, 이것을 줄여서 마리아 막달레나라고 합니다. 그리고 흔히 우리는 앞의 마리아를 예수의 어머니 나자렛 동정녀 마리아와 혼돈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마리아를 생략하고 그냥 '막달레나'라고 호칭하게 됩니다. 그래서 약칭으로 '막달레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막달레나'라는 것 안에도 특별한 어원적인 뜻이 담겨있고, 그것을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면, 새롭게 들리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 '막달레나'가 어떻게 해서 고유명사가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스라엘 지도를 살펴보면 갈릴래아 호수가 요르단강의 줄기 가운데 시원(始原)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블로그의 이전 글인 '갈릴래아 호수가 왜 복음서에서 중요한가?' 참조바람) 그리고 여기에서 특별히 어업이 많이 성행하였다는 점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부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예수님께서 어부인 베드로와 안드레아를 사도로 부르신 갈릴래아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어업은 나중에 비유적으로 사람들을 많이 낚는 '어부', 즉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를 세우는 일에 공헌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소명을 지칭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교황님이 끼고 계시는 반지를 두고 이태리어로 '페스카토레(Pescatore, 이태리어로 '어부'라는 뜻)'라고 지칭하는 이유가 교황직이 성 베드로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라고 믿는 이유 때문입니다.
이렇게 갈릴래아 호수가 어업으로도 유명했지만, 인근 도시들도 마찬가지로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었습니다. 갈릴래아 호수를 기준으로 동쪽으로 가면 티베리아스 지방이 있습니다. 티베리아스는 지금도 존재하는 이스라엘의 지역 이름이며, 이 티베리아스에서부터 북쪽으로 약 1.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Magdala'라는 지역이 있었다고 합니다. '막달라'는 학자들에 따르면 유대교 경전인 탈무드에 등장하는 Migdal (미그달)과 동일한 지역이라고 여겨지며, 이 '미그달 혹은 막달라'라는 말의 뜻은 'Tower of (salted) fish', 즉, (염장한) 생선들의 탑이라는 뜻을 지니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 생선을 많이 잡고, 그것을 염장해서 판매하는 산업이 활발한 지역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 '염장생선의 탑 혹은 원천지' 출신인 마리아라는 여인이 등장하였고, 그 여인을 두고 막달라 여자라는 뜻에서 'Magdalena'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쉽게 말하자면, 그녀는 '막달'이라는 어촌 출신의 출신의 여인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대명사가 됩니다.
나아가, 신앙의 스토리안에서 비유적으로 해석하자면,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더 이상 자신이 양심이 부패하지 않도록 진리의 '소금'으로 '염장'되었으며, 그리고 난 이후에는 어촌 출신답게 여성으로 다른 갈릴래아 출신의 남자사도들 못지 않게 많은 이들의 회개를 도왔다고 전래되어 오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교회 안에 4복음서나 다른 전승에 따르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녀의 면모를 전하고 있지만, 모두가 공히 믿는 바는 그녀가 주님을 만나고 난 후에 완전히 '빛과 소금'에 젖어서 많은 이들을 낚는 여성어부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녀를 두고 성모 마리아 다음으로 여기는 여성사도직의 원천으로 여기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어원적으로나, 그리고 영성적으로나 양면을 종합해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녀를 지칭할 때에 '막달레나'가 고유명사가 되었습니다. 이는 마치 예전에 다른 고을에서 시집온 며느리를 부를 때 동네 이름을 붙여서 '~댁'이라고 하는 우리네 풍습과 유사합니다. 비록 당대에는 남자 이름은 예수, 여자 이름은 마리아가 아주 흔한 이름이었지만, 동네의 이름을 붙여 고유명사화하였는데, 이제는 그 고을의 어원적 뜻과 영성적 의미를 고려해서, '막달레나'라는 명사가 완전한 고유명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이런 점을 알게 된다면 막달레나라는 이름을 호칭할 때에 좀 더 색다르고 깊은 의미를 감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계속해서 교회의 성녀로 자리하게 될 이 막달레나 성녀에게, 신앙을 알게 된 후에 나타나는 '빛과 소금에 젖어듦'에 대해 다시금 깊이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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