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성 라우렌시오 부제 |
초기 로마교회에는 일곱 명의 부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의 이름이 바로 이 '라우렌시오'라는 이름이었습니다. 주후 257년에 로마 황제 발레리아누스의 박해로 인해 순교를 당한 분입니다. 로마 황제 발레리아누스는 당시의 교계제도에 속해 있던 교황과 지역주교들을 탄압하고 박해하는 바람에 정말로 큰 박해를 겪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이 라우렌시오 부제도 순교성인이 되었습니다.
이 라우렌시오 성인의 이름을 원래 라틴어로 표기하면 이렇게 됩니다. Laurentius. 즉, 라우렌티우스라고 발음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이름의 유래에 대하여서는 2가지 전통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이태리 라치오 지방 (현재도 Lazio라고 하고 있고, 원래는 라티오 Latio라고 하였음, 로마를 포함하는 큰 지역이름)에 속한 Laurentum (라우렌툼)이라는 도시에 살았던 남자거주자라는 뜻에서 Laurentius라고 라틴어식으로 남성명사화한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바로 그가 살았던 지역에 라틴어로 laurus, 영어로 "laurel"이 풍성하였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월계수'를 의미하는 라틴어와 영어단어입니다. 즉, 그가 살았던 지역에 월계수가 풍성하여서, 월계수를 뜻하는 라틴어 명사 laurus에서 유래한 지역이름 및 자신의 이름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이를 받아들여서 해석한다면, laurentius는 월계수가 풍성한 지역에 사는 남자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이콘에도 나타난 것처럼, 아마도 전통적으로는 전자보다 후자에 의미를 더욱 두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피의 순교를 상징하는 붉은색 부제복을 입고, 오른손에는 영광의 승리를 상징하는 월계수 가지를 들고 있으며, 왼쪽에는 그가 잡혀서 석쇠에 굽히는 고문을 당했던 것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당시 고문을 지켜보던 발레리아누스 황제에게 자신의 고문을 더욱 더 가열차게 할 것을 요청합니다. 그만큼 하느님을 더 두려워하고 그분께서 주실 승리의 월계관에 대한 갈망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창틀이 있고, 성인이 되었음을 나타내는 아우라를 표현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신앙적으로 더 의미가 있는 이 후자, 즉 '월계수를 지닌 사람'이라는 뜻을 더욱 더 강조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이름은 영어로는 Lawrence (로렌스), Larry (래리), 이태리어로는 Lorenzo (로렌조), Enzo (엔조), 프랑스어로는 Laurent (로렝), Laurentin (로렝땅)이라고 쓰고 읽습니다. 이 모두가 동일한 인물을 표현하는 것이고, 동일한 의미를 간직하는 표현입니다.
그럼 이 라우렌시오라는 이름은 자연스럽게 '고난 속에서도 항상 주님을 신뢰하며 승리의 월계관을 향해 정진하는 사람'이라는 영성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누구든지 이 이름을 지닌 이들이라면, 자신의 역경에 대해 불평과 불만을 가지고 느낄 자유는 충분히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역경이 주님에게서부터 유래했다거나 주님께 등을 돌리고 외면할 권리는 없다는 점을 명확히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현실 속에서 견디고, 언젠가 찾아올 승리의 희망을 간직하면서 주님께 대한 끊임없는 신뢰를 간직하는 이로 살아가는 것이 '라우렌시오'라는 이름이 지니는 영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아라. 한쪽은 잘 구워졌으니 다른 쪽도 잘 구워서 먹어라!”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가 고문 중에 발레리아누스 황제에게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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