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 스페인의 아빌라라는 지역에서 태어난 테레사(Theresa of Avila)라는 수녀로 인해, 유럽에는 이 테레사라는 이름이 교회 안에서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프랑스 리지외라는 작은 마을에서는 프랑스어식 표기인 테레즈 (Thérèse)라고 이름을 가진 수녀가 아주 유명한 성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교회 안에서도 동일한 이름인 이 테레사라는 이름을 가진 스페인과 프랑스의 성녀들로 인해 이 이름은 아주 특별한 지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영어로는 Tracy (트레이시), 독일어로는 Theresia (테레지아), 프랑스어로는 Thérèse (테레즈), 이태리어로는 Teresa (테레사)라고 표기하고 읽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언어별 표기가 동일한 인물인 테레사를 지칭한다는 점이 재미있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는 2016년 여름인 지금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머물고 있습니다. 독일어를 배우기 위해서 오스트리아 작은 형제회 수도원에 머물고 있습니다. 비엔나에 머물면서, 그리고 오스트리아에 머물면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오스트리아라는 나라에 대해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이렇게 이 나라를 이끌었던 유럽의 최고 왕실가문이었던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한 관심도 특별히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후원과 지휘 하에 오스트리아-헝가리-체코가 하나의 나라였고, 또한 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후원 아래에,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하이든, 요한 슈트라우스 등등의 음악적 거장들이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최고의 클래식 명작들을 탄생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면서, 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ia)에게 눈길이 가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남편 프란츠와 무려 16명의 자녀를 낳았는데, 6명은 죽고 10명만이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엄청난 역사를 가진 여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 역시 아주 열심한 가톨릭 신자여서 당시의 종교개혁으로 교회가 분열되었던 시점에, 그녀는 교황의 편에 충실하여서 오늘날까지도 오스트리아는 비교적 가톨릭교회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편으로 남아있습니다.
다만, 프랑스 루이 16세 국왕의 왕비로 시집을 간 비운의 여인 마리 앙트와네트가 바로 이 합스부르크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막내딸이었습니다. 프랑스 대혁명으로 인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져가버린 비운의 여인이었지만, 합스부르크 왕가의 사랑을 받는 막내딸이었습니다. 바로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막내딸이었던 것입니다. 마리아 테레지아 자신도 마지막 합스부르크 여제였고, 동시에 그의 막내딸 마리 앙트와네트도 불운의 여인이었던 점은 역사의 오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흥미롭게도, 교회 안의 테레사들이나 교회 밖에 테레지아 모두 교회나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사실이 눈에 띄게 들어옵니다. 그리하여 이 이름이 어원적으로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이름은 그 어원이 확실치는 않다고 합니다. 다만 추정해 볼 수가 있는 어원들은 바로 그리스어인데, 그리스어 θερος (theros, 테로스) "summer", 즉 여름이라는 뜻을 지니는 명사로 부터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고, 한편으로는 그리스어 동사 θεριζω (therizo, 테리조) "to harvest", 즉, 추수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여기에서 우리가 추론해 볼 수가 있는 개연성은 바로, 이 테레사라는 이름 안에는 어떤 풍성한 수확을 보장하는 계절 혹은 그런 능력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앞에서 이야기한 여인들과 결합해서 이제 영성적으로 해석해보자면 이렇습니다. 바로 교회 안에서든, 사회 안에서든 자신의 위치 안에서 자신이 가진 신앙을 아주 열심히 가꾸어서 많은 열매를 맺어 주변의 사람들에게 풍성한 결실을 나눠주었다는 점, 그만큼 최후에는 그녀들의 열정으로 인해 교회와 사회라는 조직이 변화되었다는 점이 아주 주목할 사항이 됩니다.
그러므로, 누그든지 이 테레즈, 테레지아, 테레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라면 자신이 속한 최소 단위의 가정이나 회사, 교회, 사회 등등의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신앙과 소명을 열정적으로 계발하는 길이, 이 이름을 간직한 분들이 걸어가야하는 영성이 되지 않겠습니까? 자신의 강인하고 굳건한 신앙 혹은 신념이 아주 풍성한 결실을 맺어 모두가 풍요로운 길로 안내하는 것이 바로 이 이름에 어울리는 영성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빌라의 대 테레사 성가 '아무것도 너를' YouTube 동영상-> https://youtu.be/dpJyTJpoN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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