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의 빛이다'(Ego Sum Lux Mundi),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
그리스도교에서 자주 예수님을 두고 '빛'으로 표현합니다. 그 가운데 예수님을 주로 라틴어로 lux로 표현합니다. 또한 동시에 신학에서는 라틴어로 교회를 두고 Lumen Gentium, 즉 '인류의 빛'으로 표현합니다. 이 Lux와 Lumen 사이의 차이점에서부터, 오늘 알아보고자 하는 '루치오, 루치아' (남 Lucio, 여 Lucia)의 영성이 도출됩니다.
전자인 Lux란, 우리말로 하면 '광원' (光源)이 됩니다. 그래서 '빛이 시작되는 지점'을 두고 '룩스'라고 합니다. 흔히 실내나 실내의 조도를 측정할 때에, 이 '룩스'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것은 어원을 생각하면, 그 장소를 비추는 '빛'이 얼마만큼 발출(發出)되었는가를 의미합니다. 그만큼 빛이 시작되어서 그 장소를 그 시점에서 채우고 있는가를 의미하게 되겠지요.
후자인 Lumen이란, 우리말로 하면 '광선' (光線)이 됩니다. 그래서 '빛줄기'가 되겠고, 이미 결과로 나온 상태를 의미합니다. 광원으로부터 뿜어져나온 그 광선이기에, 광선은 광원이 없다면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영어 동사가운데 illuminate (비추다, 조명하다)라는 단어도, 결국 특정한 '광원'으로부터 나온 '광선'에 의해서 환하게 '조명을 받는다'는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다. 그것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라는 '광원'에 의한 것이라면 그 '조명'은 '영적 조명, 즉 계시'라고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루치오/루치아는 어느 단어로부터 기원한 것일까요? 당연하게도 전자인 'Lux'에서 기원한 이름입니다. 로마시대에 자주 사용한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자기자신이 작은 '광원'이 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런 이름을 붙여서 썼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이 '루치오/루치아'로부터도 특정한 '광선'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혹은 어느 때와 장소를 '비추는' 역할을 소화하게 될 것입니다. 더욱이 자신이 발출하는 그 광선이 바로 광원 중의 광원, 빛 중의 빛, 바로 세상의 빛이 되시는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부터 시작된다면, 그 광선은 얼마나 큰 복음화의 효과를 이끌어 내겠습니까?
그래서 '루치오/루치아'라는 이름을 세례명으로 사용하시는 형제자매님들께서는 항상 주님의 말씀과 삶을, 본인의 삶의 '광원'으로 여기는 일부터 우선해야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리로부터 자신이 '조명'을 받는 것이 초점을 두어야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자신도 그리스도 예수가 조명해주시는 진리를 '발출'하는 작은 '광원'이 되어야 하고, 자신의 표정, 눈빛, 말과 행동으로부터 타자에게 나아가는 그 '광선'이 바로 '주님으로부터 시작되어 교회를 통해 비추는' 그런 광선과 일치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항상 주님의 말씀을 통해 자신의 무지한 어두움을 물리치고 조명받고자 갈망하는 이가 되어야하고, 그래서 조명받아 깨달은 바를 다른 이들에게도 비추는 그런 '작은 광원'이 되어야하는 소명을 지닌 이들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가르침을 통하여 '자신의 무지의 어두운 밤'을 빛나게 해달라고 기도해야할 것입니다.
"지극히 높으시고 영광스러운 하느님이시여,
제 마음의 어두움을 밝혀 주소서.
주님, 당신의 거룩하고 진실한 뜻을 실행하도록
올바른 신앙과 확고한 희망과 완전한 사랑을 주시며
지각과 인식을 주소서. 아멘"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 다미아노 십자가 앞에서 드리신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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