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기록에 사용된 히브리어 알파벳 모음 |
성경에 자주 히브리인, 히브리 사람, 그리고 히브리서라는 표현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Hebrews라는 영어표현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이태리어로는 Ebrei (에브레이), 스페인어로는 Hebros (에브로스), 프랑스어로는 Hébreux (에브로)라는 식으로 표기하고 발음하고 있습니다. 그럼 과연 이 '히브리'라는 말의 어원은 무엇이며, 어떤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요?
이 말은 바로 그들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아서 성경을 기록할 때 사용했던 히브리어로부터 나옵니다. 히브리어 동사 가운데 עבר Avar 이라는 동사가 있습니다. 이 동사의 뜻은 '건너가다, 넘어가다, 여행하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동사의 복수명사형이 바로 עברים (Ivrim, 이브림)이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건너가는 이들, 넘어가는 이들, 여행하고 순례하는 이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문자적 의미를 고려한다면, 홍해바다를 '건너간 사람들'이라는 뜻도 될 것이고, 40년간 유목민으로 광야를 '여행한' 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그렇게 건너갈 수 있었던 신앙적 원천으로, 자신들이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의 하느님으로부터 약속을 간직한 백성이라는 자의식도 포함되어 있는 말입니다. 또한 어떤 이론에서는 아브라함의 조상이자, 노아의 증손자인 에벨을 지칭하는 말로써, 그의 후손에 속한 이들이라는 차원에서 복수명사형을 사용한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히브리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이집트 탈출체험을 한 1세대의 사람들과 그들의 후손을 통칭하는 것이며, 그들의 민족적 정통성이 바로 자신들의 조상들과 하느님이 맺은 계약(약속) 때문에 바로 선다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야곱과 그의 후손들의 이름이 창세기에서 하느님에 의해 '이스라엘'이라고 명명되면서, 이 이스라엘의 후손들이라는 차원에서 Israelites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게 됩니다. 또한 이 '이스라엘리츠'가 '히브리사람들'과 동의어로 해석되게 됩니다. 후에 오늘날과 동일한 '이스라엘'이 건국되기 전까지는, 이 '히브리인들'과 '이스라엘 후손들'이라는 두 용어가 동의어로 사용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히브리 사람들, 히브리어, 히브리 문화, 히브리 성경 등등 '히(이)브리'라는 단어가 붙는 경우에는, 그 본질에 '하느님과의 약속에 대한 믿음 때문에 사막을 40년동안 건넌 민족'이라는 자신들의 역사적, 종교적 정체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히브리라는 말 안에는 '약속', '선택', '순례'라는 의미가 농축되어 있다는 점을 잘 기억하면 왜 그들이 히브리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면서 기록하였는지 성경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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