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믿는 성자 하느님을 칭할 때에 이 네 가지 호칭이 등장합니다: 메시아, 그리스도, 예수, 주님. 이렇게 네 가지의 호칭마다 각각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모두 동일한 인물을 지칭한다면 얼마나 흥미롭겠습니까? 그 흥미로운 세계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메시아
우리가 믿는 종교에서, 우리는 우리의 희노애락의 반복 속에서 우리를 구해줄 그런 구세주를 애타게 찾고 또 찾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런 구세주를 발견한 후에 그분에게 모든 것을 아룁니다. 그런 후부터 그분은 우리의 이른바 '메시아'가 되시는 것입니다. 그럼 이 메시아는 어떤 뜻을 본디 지니고 있는 것일까요?
히브리어로 מָשִׁיחַ, mashiaẖ, 마쉬아흐라고 원래 기록합니다. 그 뜻은 '기름을 부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구약성경의 전통 안에서, 항상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사람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행했던 의식에서, 특별한 '향유'를 선택받은 이의 이마에 '도유'함으로써, 그 사람이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특별한 이로서, 다른 백성들을 다스릴 수 있는 왕이요 제사장으로 활약을 하게 된다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특별히 왕으로 뽑힌 이들은 이 도유예식을 필수적으로 거쳤기 때문에, 이 '메시아'라는 단어 안에는 '왕'이라는 의미가 자연스럽게 내포되었습니다.
나아가 유다인들의 종말론에 의해, 최후의 메시아는 하느님께서 이 세상 마지막 날에야 보내주실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지금의 유다인들에게도 메시아는 아직 도래하지 않는 단계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 예수 주님을 그들은 믿지 않고 인정하지도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론적으로 메시아라는 말은 기본적으로 '왕, 선택된 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그의 역할은 하느님을 대신해서 백성들을 다스리고, 하느님께 경신례를 올리기로 이미 정해진 사람이라는 뜻을 의미합니다.
2) 그리스도
이후에 그리스어가 유행했던 기원전 1세기부터 예수님 탄생 이후, 이 '마쉬아흐'라는 단어는 그 발음 그대로 처음에는 그리스어로 표기되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Μεσσίας (메씨아스)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적절히 대응되는 말을 찾았습니다. 여기서 그리스어 동사 χριειν (크리에인, to rub, anoint)라는 동사를 찾았습니다. 그래서 기름을 바른다는 동사로부터 시작해서, 그런 기름을 받은 '남자'라는 뜻에서 Χρισος(크리스토스, 그리스도)라는 명칭이 등장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의미는 동일한 채, 완전히 그리스어 버전으로 그 이름을 변화시켰고, 오늘날까지 이것이 우리 신앙의 메시아를 그리스도로 부르게 된 원인이 되었습니다.
3) 예수
원래 이 '예수'라는 이름은 이전 시대의 '여호수아'의 후대 이름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 이름은 당시 유다인들에게 너무나 흔한 남성이름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수라는 이름이 유일무이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집회서 저자이름 참조). 그럼 원래 이 '여호수아' 혹은 '예수'라는 이름은 어떤 뜻을 가진 것일까요? 원래 이 동사는 ישוע (예수아흐, 구원하다)라는 동사입니다. 따라서 원래 그 단어 자체에 구원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라는 이름 자체가 바로 '그분은 구원'이라는 의미를 지칭하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이 차원에서 예수님이라는 이름 자체로도 큰 신앙의 모티프를 제공하는 이름이 됩니다.
4) 주님
주님을 뜻하는 'Lord'의 기원설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 의미가 원래 게르만 민족의 전통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 민족에 속한 한명이 자신을 추종하는 이들에게 '빵'을 나눠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따라서 그에게 찾아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를 두고 'Lord'라고 호칭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이것이 종교적이고 신앙적인 차원이 된다면, 궁극적으로 우리의 생명은 그분으로부터 모든 것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식량도, 생명도, 시간도, 자원 등등 모든 것이 그분으로부터 기원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그분께서 우리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신다는 차원에서, 우리는 그분을 '주님'이라고 호칭하면서 그분을 따르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메시아-그리스도-예수-주님'이라는 네 가지 호칭이 주는 메시지란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하시고, 다시금 당신을 우리 생의 주인으로 인식하게 하고자, 당신의 아들을 기름부어 왕으로 삼아 우리에게 보내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와 동일한 '인간성'을 지니신 동시에도, '하느님의 신성'을 잃거나 훼손하지 않으신 채로 이 지상에 오셨고, 수난하셨고, 부활하셨으며, 승천하셔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믿음을 이끌어 내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요체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교 신자라고 한다면, 우리는 예수님은 우리의 메시아요, 그리스도이시며, 우리 신앙의 주님이시라는 고백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으로부터 얼마나 절실하게 고백할 수 있느냐에 따라 우리 신앙의 깊이가 비례하게 될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고백처럼 말입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마태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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