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 영성사 가운데 중요한 인물인 성 베네딕토, 그분의 사상으로 인해서 베네딕토회 수도원이 생겨났고, 현재까지도 많은 베네딕토회 수도승(monachos)이 현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퇴임하신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교황명이기도 한 이 베네딕토, 이 베네딕토라는 이름에 대해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베네딕토라는 이름이 출현하게 된 것은 중세초기입니다. 529년에 이태리 누르시아(현재 이태리 움브리아주 노르치아 지칭) 출신인 베네딕토라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그는 이전과 다른 수도생활을 표방합니다. 최초의 수도원은 각자 홀로 고독한 가운데, 자신에게 다가오는 많은 유혹과 죄악을 극복하고 극기하기 위해서 단식과 애덕, 기도활동에 전념한 이들이었습니다. 이제 이것이 파코미오 교부를 거친 후로부터는 함께 모여서 사는 Κοινος Βιος (코이노스 비오스, Common Life)로 변화하게 됩니다. 그래서 수도승원이라는 뜻에서 Monastery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수도승원 제도를 서방 그리스도교 영성사 안에 확립한 분이 바로 베네딕토 성인입니다.
베네딕토라는 이름의 뜻은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Bene-dictus". 이것은 라틴어에서 기원한 것입니다. 전자는 '좋은, 착한, 올바른'이라는 뜻을 지니는 것이고, 후자는 '말, 언어'라는 뜻을 지닙니다. 그래서 직역하면 '좋은 말, 착한 언어, 올바른 언행'이라는 뜻이고, 이것을 의역하면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왜 그러면 그분이 '베네딕토', 즉 축복받으신 분이실까요? 그것은 그분께서는 너무나도 깊이 그리고 끝까지 주님에 대한 깊은 신심을 항상 간직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이런 일화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베네딕도 성인이 이탈리아 수비아코 근처의 비코바로라는 수도원에 살 때의 일이다. 그곳 수도원장이 선종하여 수사들이 베네딕도 성인을 새원장으로 모시기를 원했지만 성인은 자신의 규칙과 그 수도원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너무 달라 번번히 거절했으나 간곡한 애원에 못이겨 그들의 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규칙없이 마음대로 생활해온 수사들에게 엄격한 규칙을 강조하며 고행의 생활을 요구하는 베네딕도의 방식이 수사들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베네딕도를 수도원장으로 모신 것을 후회하기 시작한 수사들은 마침내 베네딕도 성인을 없애기로 마음먹고 성인이 마실 포도주 잔에다 몰래 독약을 넣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베네딕도 성인은 포도주를 먹기 전에 여느 때처럼 십자성호를 그었다. 이때 큰 돌이 유리잔을 내리치듯 포도주가 담긴 잔이 내동댕이 쳐지며 깨어지고 말았다. 베네딕도 성인은 주님의 십자가에 대한 깊은 신심을 지니고 있어 십자성호를 그음으로써 많은 기적들을 행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수도승생활을 하는 목적이란 바로 주님께 완전히 속하기 위함이며, 결코 다른 어떤 유혹이나 죄악에 속박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베네딕토회 수도생활에는 '아무것도 그리스도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마라'는 말씀의 정신이 단호하게 베여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님께 완전히 속하고자 하였고, 그런 연유에 주님께로부터 완전히 '충만한 보호와 축복'을 받은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분의 입을 통해서는 '올바르고 좋은 말씀들이 나온다'는 믿음이 생겼으며, 그분은 구마예식에 있어서 미카엘 대천사에 못지 않게 기적을 보여주시는 가톨릭성인으로 공경받고 있는 것입니다.
베네딕토 혹은 베네딕타라는 세례명을 지닌 형제님 혹은 자매님은 어떤 영성을 추구해야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아무것도 그리스도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마라'는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으로부터 완전한 '충만'을 얻고, 그래서 '축복받은 자'가 되며 이웃을 위해서는 '축복을 해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동료나 지인이 악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잘 이끌어주는 사람이 되는 길을 걸어야할 것입니다. 주님을 전심전력으로 섬기고자 노력한 수도승 생활의 아버지요, 그리스도교 영성사의 위대한 성인인 베네딕토 성인을 통해, 다시금 신명기 6장 4~5절의 말씀을 되새겨보게 됩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너희 하느님은 야훼 하느님 한분뿐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만을 사랑하여라."
(신명기 6장 4~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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