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7일 복음묵상
"καὶ ἐπλήσθησαν πάντες θυμοῦ ἐν τῇ συναγωγῇ ἀκούοντες ταῦτα" (루카 4,28)
우리가 들은 루카복음 4장 28절의 원문인 그리스어를 직역하면 이렇게 됩니다.
"청중들은 회당 안에서, 모든 말씀의 영(spirit, soul, 의역하면 '의미')이 이렇게 충만하게 되었다."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의 뜻이 예수님이라는 그분 자체로 이렇게 충만하게 되었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이미 구약의 예언자로부터 고지되었던, 오시기로 약속된 구세주이셨기 때문입니다. 구세주는 세상에 결핍되어 있는 것을 충만하게 바꾸려고 본인의 권능을 행사합니다. 그래서 잡혀있는 사람이 자유를 얻고, 굶주린 사람이 배부르게 되며, 슬퍼하는 사람이 눈물을 거두고 기뻐할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각자의 인생이 결핍에서 충만으로 변화하게 하려고 구세주가 오신 것입니다.
그럼 그런 메시아를 믿는다는 것 또한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충만하게 되는 효과를 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충만하게 되는 효과는 주로 정신적 차원에서 일어납니다. 우리의 마음이 공허하다거나 단조롭다거나, 혹은 메말라버렸다든지 등등 우리의 마음에 어두움과 결핍이 있다면, 그것을 몰아낼 수 있는 권능을 가지신 분에게 부탁을 드릴 수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분의 진실하심을 신뢰하고, 그분의 권능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에 그분도 우리의 믿음 때문에 본인의 권능을 투명하게 100프로 행사하실 수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행사하셨을 것입니다. 우리가 믿었다면 말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단순하고 간단하게 말한다면 이렇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영신적으로 부족하고 부자연스러운 것들을 충만하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바꾸어달라고 부탁하는 것.'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교 신앙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부족한 것을 자연스럽게 청하듯이, 그렇게 순수하게 청하라는 복음의 말씀을 생각해도 이는 진리입니다. 동시에 '그분의 나라와 의로움을 추구하라. 그러면 나머지도 곁들여 받을 것이다.'는 다른 말씀대로, 바로 이것부터 청하고 이것부터 이뤄주실 수 있는 분이라고 굳게 믿는다면, 우리가 부차적으로 바라는 물질적인 충만도 주님의 판단에 따라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인자하시고 당신의 피조물을 아시어 그들을 외면하거나 버리지 않고 아껴 주셨다."
(집회 17,21)
자꾸 잊어버리게 되네요. 오늘도 이 글을 보고서야 화들짝 놀라서 청했습니다.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소서. 자꾸 기억해야 합니다. 자꾸...
답글삭제신부님, 혹시 여력이 되신다면 성경 glossary 섹션을 하나 만들어 주시면 어떨까요? 가령 '예수 그리스도' 같은 다 아는것 같은 말도 어원 등을 해석해서 풀이해 주시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베들레헴'을 풀어놓으신 걸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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