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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묵상] '영적 어두움'의 역설(逆說)

2016년 1월 21일 목요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마르 3,7-12

올해 다가오는 9월에는 드디어 콜카타의 마더 데레사께서 성녀의 반열에 오르신다고 합니다.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특별히 아끼는 마더 데레사 복녀를 이제는 교회의 모든 사람들이 공경할 수 있도록, 성녀의 반열에 올리시겠다는 이야기가 뉴스를 타고 전파되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그분은 인도의 행려인들과 가난한 이들을 위해 자신도, 자신의 동료자매들도 함께 헌신하는 누가 봐도 그리스도의 제자요 사도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많은 크리스천들이 인도 콜카타를 찾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런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그분께서도 노벨상을 수상하시던 해인 1979년 9월, 자신의 고해 신부였던 마이클 반 데르 피트(Peet) 신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나에게는 침묵과 공허함이 너무나 커서 (예수님을)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는다. 기도하려 해도 혀가 움직이지 않아 말을 할 수 없다.” 즉, 거대하고 위대해보였던 마더 데레사의 영혼에도 깊은 '어두움'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분의 어두움의 원인이 어떤 악령에 사로잡혔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믿음의 시련 속에서도 주님을 끈기있게 찾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시성식이 가능할 것입니다. 동시에 그분에게도 역시 인간으로서 지닐 수 밖에 없는 '어두움'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우리도 위안과 믿을 용기를 얻게 됩니다.

'영적 어두움' 그리고 '악'은 확실히 좋지 않은 것이며, 신앙의 장애물이 됩니다.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의 현존에도 의심을 하게 되고, 내가 왜 이렇게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들면서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일까요? 그렇지가 않기 때문에 신앙이 신비로운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경우처럼, 악령이 되려 사람들에게 '저분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믿게 하려는 것입니다. 영적인 존재만이 영적인 주님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어두움이 자기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마치 악령을 내쫓으시는 하느님의 개입처럼, 모든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두움'은 역설이고, 여반장(如反掌)입니다. 손바닥을 뒤집듯이 이면의 가치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신앙은 항상 이 '역설'을 노립니다. 그래서 그 '역설'을 통해 '최고선'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신앙의 신비'가 생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앙의 신비는 바로 악과 어두움이 역설적으로 우리를 설득하려는 다음의 말씀을 진심으로 믿게 만듭니다. 따라서 우리는 '역설'을 믿을 때에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마르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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