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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37] 세례명 '도미니코' '도미니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진 것일까요?

이태리 볼로냐에 위치한 성 도미니코 무덤
인간에게 필요한 3대 요소가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입고 (衣), 먹고(食), 집(住)이 필요합니다. 그 가운데 가장 중대한 것이 무엇일까요?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생활을 꾸려갈 '집(住)'이 가장 근본이 되리라고 봅니다. 입고, 먹고는 임시로 혹은 자선으로 얻어서 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집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타인에게 쉽게 구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닌 근본이 되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집이 있다면, 반드시 '집주인'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집주인은 그 집에 사는 사람 모두를 보살필 의무도 함께 가지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입니다.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이 친가족이나 친척이건, 아니면 세를 들어서 사는 세입자나 함께 살게 된 사람이건, 집주인은 그 모든 사람을 돌보게 될 의무가 있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 집주인을 돕는 이른바 '집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집안일을 돕는 그런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그래서 집주인이 말하는 내용을 전달하고, 집주인이 지시하는 방침도 잘 전달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이 '집사'의 책무입니다.

우리가 지금 살펴보는 이 '도미니코' 혹은 '도미니코'라는 이름의 어원이 바로 상기의 '집사'와 연관되기 때문에 이와 같이 살펴보았습니다. 그럼 어떤 연관을 가지는 것일까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 도미니코라는 이름의 어원은 로마 시대에 사용되었던 공용어인 라틴어로부터 유래됩니다. 라틴어 명사 가운데 '집'을 의미하는 것이 domus입니다. 그리고 이 '도무스'의 어근이 되는 'dom'이라는 말을 활용해서, '남자 집주인'을 지칭하여 'dominus(도미누스)'라고 합니다. 그러면 여자 집주인은 'domina(도미나)'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라틴 계열의 언어에서는 첫글자를 대문자로 표기하면 최상급의 의미를 지니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Dominus라고 표기하면, 그것은 '주인 중의 주인'이신 '주 하느님'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 명사의 형용사화로 인하여, Dominicus(도미니쿠스, 주 하느님께 속한 사람, belonging to Lord)로 변화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여성화면 당연히 Dominica(도미니카)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정리하자만, 도미니코 혹은 도미니카는 '이 세상(교회)의 주인이 되시는 하느님께 속한 남자 혹은 여자'라는 뜻을 지니는 이름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집주인께서 전하고자 하시는 메시지(말씀)를 온 세상에 '설교(전파)'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자신의 제1과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집주인이 말하고자 하는 선과 악의 분별을 위해, 지성적으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에 대해, 즉 '진리'가 무엇인지, 그리로 어떻게 가는지에 대한 안내자 역할도 하게 됩니다.

따라서, 대중들에게 무엇이 하느님이 원하시는 선과 진리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관상', 즉 알아차릴 수 있는지에 대해 간명하게 설파하려고, 성 도미니코 데 구즈만은 '설교자회'(Ordo Predicatorum, OP)를 설립하여서, 당대에 혼돈이 만연하는 가운데 여러 이단과 맞서서 진리를 설파하고 선으로 인도하려고 노력하였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의 삶에서는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에 대해서만" 설교하였다고 합니다. 어쩌면 자신의 이름이 가지는 의미에 너무나 일치하는 삶을 살았던 것이고, 그의 거룩한 삶으로 인하여 누구든지 '도미니코' 혹은 '도미니카'를 세례명(수도명)으로 삼는 이들은, 자신이 집주인이신 '하느님께 속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모토로 삼고, 그분의 가르침이 삶의 모든 원칙이 되는 삶을 살아야할 것입니다. 아울러 교회에 속한 모든 이를 위해서나, 속하지는 않았지만 이 세상에 속한 전 세계 사람들을 잘 보살피기 위해 주님께 협조하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것도 함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도미니코 혹은 도미니카라는 이름 속에 담겨진 영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느님과 그분의 진리를) 관상하라, 그리고 관상한 것을 전하라"
"Give to others the fruits of your contemplation."
(성 도미니코, St. Domini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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