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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묵상] 영화 "검은 사제들", 구마기적(Exorcism)과 복음 선포

2016년 1월 12~13일 통합복음묵상

마르 1,21~39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멕시코 평신도형제에게 안수하시니 악령이 물러갔다는 사건사진

얼마 전에 막을 내린 영화 "검은 사제들"을 많이들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멋있고 잘생긴 배우 강동원이 부제로 나오고, 연기력으로 점철된 배우 김윤석이 구마사제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로마가톨릭교회의 구마예식을 집행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라틴어 기도들(미카엘 대천사에게 바치는 기도 등)도 외우고 합니다.

이 영화를 보신 교우분들이 질문을 합니다. 저런 예식이 21세기 오늘날에도 존재하고, 그런 구마예식을 받아야만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느냐고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답합니다. 아직도 실제로 저런 예식을 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말입니다. 비록 대다수가 구마예식에 해당되지 않고, 또한 사제 자신도 해당교구의 주교로부터 승인을 받지 않는다면, 제 아무리 사제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구마예식서를 펼치고 예식을 집행할 수 없다는 점도 덧붙여 설명합니다. 그러면 신자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대화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저는 편안하게 웃으면서 그런 대화를 받아준 기억이 있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구마예식은 어떤 기적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저 놀랍고 공포스러우면서도 신기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 예식과 기적이 이뤄지는 것일까요? 미디어는 호기심과 관심을 유도하여 흥행을 이루려고 하는 목표를 가지지만, 신앙은 삶의 변화를 이루려고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구마예식과 구마의 기적은, 우리가 아무리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방법으로 노력해도 영육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없게 된 경우, 우리의 영과 육을 다시금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되돌리기 위해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하느님의 전능하신 권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구마예식은 당사자가 정신과적, 심리상담적인 방법과 여타의 합리적인 방법들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치유나 해방이 되지 않는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굉장히 신중하고도 정밀하게 판단하여야 하는 영역으로 신학적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지극히 하느님의 권능의 신비의 영역 내로 인도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하여 결정적으로 구마예식을 시행하여서 구마의 기적이 일어난다면, 그 영혼은 다시금 본능의 자유와 충만한 평화를 만끽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주신 주님을 찬미찬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더욱 더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만을 따를 것을 굳게 결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복음입니다. 이것이 인생에 다가오는 새로운 '기쁜 소식'입니다. 여지껏 노력했으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본능의 자유를 맛볼 수 없었던 이들에게, 주님의 구마기적은 '기쁜 소식'입니다. 또한 주님께서는 이런 수단 만을 통해서 우리가 자유를 누릴 수 있고, 복음을 듣고 믿을 수 있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기적은 그런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일 뿐입니다. 오히려 주님께서는 더욱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삶의 차원에서도 복음의 힘을 느낄 수 있게 하셨습니다. 바로 우리 모두가 지닌 '생명'입니다.  기적현상은 본질로 인도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 모두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기적이라는 현상에만 집중하지 말고, 그 기적의 본질인 '생명'에 집중하도록 합시다. 그래서 우리 '생명'이 '기뻐서 뛸 수 있도록' 우리의 사고와 의지를 주님과 타인에게 개방하도록 합시다. 그리할 때에 구마기적 못지 않은 또 하나의 '기적'이 일어날 것이고, 거기서 '복음'이 선포될 것입니다.

"ἵνα καὶ ἐκεῖ κηρύξω· εἰς τοῦτο γὰρ  ⸀ἐξῆλθον." (마르 1,38)

<마르코 1,38 그리스어 원문해석: "그곳들(이스라엘 주요도시들 이외)에서도 설교(선포)하기 위해서, 바로 그것 때문에 나는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내려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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