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 위로는 사랍들이 있는데, 저마다 날개를 여섯씩 가지고서, 둘로는 얼굴을 가리고 둘로는 발을 가리고 둘로는 날아다녔다”(이사 6, 2). 여러분들께서는 천사들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천사들 가운데 제일 으뜸인 천사는 누구일까요? 위에서 언급한 이사야서의 말씀대로, 천사들 가운데에 제일 으뜸인 천사는 바로 사랍들(세라핌, seraphim) 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임무가 하느님의 옥좌 앞에서 끊임없이 하느님을 찬미하고 찬송하는 것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주님을 찬미와 찬송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천사들에게 허락된 끊임없는 사랑의 열정 때문입니다. 바로 그런 사랑으로 우리가 주님과 이웃과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무너져도, 넘어져도 그 끝은 절망이 아니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부활의 희망입니다. 이 세라핌 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 동사 שׂרף 사랍(사라프) 으로부터 유래했습니다. 이 뜻은 “to burn”, 곧 불태우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입니다. 이 사랍(사라프) 이라는 동사를 다양하게 읽기를, 스랍이라고도 하고 사라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라틴어화하여 남성명사로 표기하면 세라피누스Seraphinus 입니다. 그리고 이 남성명사의 여성형이 우리가 오늘 만나고 있는 세라피나Seraphina 입니다. 모두 다 같은 히브리어 동사의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는 이름입니다. 그리하여 언제 어디서나 불멸의 정신으로, 하느님께 대한 경배와 찬양의 영을 내적으로 불태우는 사람들을 두고 세라피노/세라피나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 속에서 불은 주로 하느님의 진노, 심판과 연관되어 있으며, 그만큼 그것보다 더 강력한 감정을 표현할 상징이 없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편 89편 47절에 보면 “당신의 진노를 불태우시렵니까?”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예레미야서 21장 10절에 보면 “이 도성은 바빌론 임금의 손에 넘어가고, 그는 이 도성을 불태울 것이다.”라고 하여, 하느님의 심판을 상징하고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순교성인관구 소속 박희전 루케시오 신부입니다. 2018년에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성서신학 교수자격증(S.T.L. in Biblical Theology)을 취득하였습니다. 성경에서 나오는 여러 지혜의 말씀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전해 드리고자 블로그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디 유익한 말씀들을 많이 얻어가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