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82] 세례명 '실베스텔(Silvester/Sylvester)'의 어원적 의미와 영성은?

성 실베스텔 1세 교황


 

미국의 유명한 배우 가운데 한명이 바로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입니다. 근육질에 선이 굵은 외모를 자랑하며 할리우드 대표적 배우로 영화 록키와 람보를 우리들에게 각인시킨 남자 배우입니다. 그의 부모는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이탈리아계 미국인입니다. 그의 부모는 매우 가난해서 실베스터를 병원에서 낳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 공공 의료시설에서 낳았는데, 실베스터의 분만 담당 의사가 실수로 그만 그의 왼쪽 눈밑의 신경을 손상시키는 의료사고를 당했습니다. 그것이 그에게는 평생 페널티가 될 수 있었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힘껏 노력해서 할리우드 대표 배우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는 실베스텔 1세 성인 교황도 그런 척박하기 그지없던 환경에서 피선된 첫 교황이었습니다. 313년 콘스탄티노플 대제가 밀라노칙령을 통해 그리스도인에 대한 박해를 종결시키고, 드디어 고대하던 국교로 그리스도교를 인정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의 자유가 정식으로 허용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직 주님만이 피난처가 되신다는 믿음 하에 온갖 모진 핍박과 박해를 견뎌오던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떤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이 분이 박해 이후 피선된 첫 교황님이며, 그분의 이름이 ‘실베스텔(Silvester/Sylvester)’이라는 점이 이목을 끕니다.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도, 성인 교황 실베스텔 1세의 이름에 공통적으로 담긴 이 이름의 어원적, 영성적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본디 라틴어로 실바(Silva/Sylva)는 그 뜻이 영어로 글자 그대로는 ‘Wood, forest, trees, park, garden’를 뜻합니다. 곧, 나무, 수풀이나 공원이나 정원을 의미한답니다. 비유적으로는 ‘abundance, heap, abundant material’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비유적으로는 풍성함, 부요함, 더미를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공통적으로 무수한 풍요를 말하며 재목(材木)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학식과 능력, 재주 따위를 갖춘 뛰어난 사람을 말하는 인재(人材)가 바로 라틴어 ‘실바(Silva)’에 해당됩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언킹’에서 주인공 사자가 등장합니다. 그의 이름은 실바(Silva/Sylva)입니다. 그는 고독하지만 밀림의 왕으로 군림합니다. 그에게 이런 이름이 주어진 까닭이 바로 그 이름이 원래 라틴어로 밀림을 의미하기 때문에 딱 어울리는 이름인 것입니다. 

실베스텔 1세 교황은 284년에 사제서품을 받은 이후 박해 동안은 이탈리아 소라테 산(Monte Soratte)으로 피신하였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314년 1월 31일에 성 멜키아데(Melchiades, 12월 10일) 교황을 계승하여 국교 인정 이후 첫 교황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이후 21년간 교황직을 수행했고, 현재의 로마 라테라노 대성당에 머물렀습니다. 실베스텔 1세 교황 재위 중에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당이 건축되었습니다. 실베스텔 1세 교황에 대한 기록이 지금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는 것이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지만, 교회 규율을 정비해 발표하고,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도움으로 로마에 많은 성당을 건축하였습니다. 

실베스텔 1세 교황은 즉위 초기부터 이단인 도나투스주의와 아리우스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318년 아를(Arles) 지역 공의회에서 도나투스주의를 단죄하였습니다.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도 특사를 파견해서 아리우스주의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밝히는 등 정통 신앙을 수호하고 깊이 뿌리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성인 교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콘스탄티노플 대제 자신마저도 실베스텔 1세 교황을 당대 그 누구보다도 더 지혜롭고 현명한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 자신에게 거룩한 삼위일체 신비에 대해 설명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하였습니다. 335년에 선종하여 프리실라의 무덤에 12월 31일에 묻히셔서 그래서 축일이 한 해의 제일 마지막 날입니다. 

가장 큰 인물은 가장 큰 시련을 통해 탄생합니다. 영웅은 난세에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오늘날과 같이 교회와 사회 안팎에서 지혜롭고 용기가 필요한 이 때에 주님께서 우리에게 실베스텔 1세 교황과 같은 ‘대들보’, ‘기둥’, ‘인재’를 보내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11] 세례명 '글라라'에는 어떤 뜻이 담겨져 있을까요?

아씨시 성녀 글라라 대성당 지하에 모셔진 글라라 성녀 유해 앞에서 프란치스코란 이름의 영성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름 안에는 '자유'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프란치스코와 항상 함께 등장하는 이름이 바로 '글라라'입니다. 아씨시의 성녀 글라라, 성 글라라 봉쇄수도원의 창립자, 전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봉쇄수도원을 지칭하는 성 글라라 수도원의 최초의 영적 어머니, 이 글라라란 이름의 뜻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란치스코도 그러했듯이, 글라라라는 이름도 라틴어에서 유래하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12~13세기 중세의 인물이었기 때문에, 구약의 히브리어나 신약의 그리스어가 아닌 대중적인 라틴어로부터 이름을 따왔던 것입니다. 라틴어로 보면, 이 글라라는 철자가 Clara입니다. 이는 남성형용사 Clarus의 여성형입니다. 그래서 Clara입니다. 다시 이 형용사의 뜻을 살펴보면, 'transparent, clear"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라틴어 Clara가 스페인어로 와서는 그대로 Clara라고 표기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이 계란의 흰자 부분을 두고 'clara'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투명함이 백색으로도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태리어로는 Chiara (끼아라), 프랑스어로는 Clare (끌레르), 영어로 Clare (클레어)로 표기하고 발음합니다. 독일어로는 Klara라고 하고, 참고로 독일어에서는 '설명'이라는 명사가 Erklärung이라고 하여서, 상대를 두고 명료하게 만드는 것을 두고 '설명'이라고 정의하는 독일어식 뉘앙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대의 국문표준법상, 우리나라의 첫 음절은 ㅋ, ㅌ, ㅍ 등은 그보다 약한 소리인 ㄱ, ㄷ, ㅂ로 표기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클라라'가 되겠지만, 한국표준법에 따라서 '글라라'가 됩니다. 같은 경우로 Petrus,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29] 세례명 '율리오/율리아' 혹은 '율리안나 (율리아나)'에는 어떤 뜻이 숨어있는 것일까요?

루카복음 20장 25절의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루카복음 20장 25절 말씀 형상화 "카이사라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이것은 바칠 것이 있다면 그 원래의 주인에게 '되돌려드리는'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당시 세금논쟁을 예수님과 벌이고자 하였던 로마 사람들에게 주님께서는 사실 그 카이사르의 것도 주님의 것이기는 하지만, 카이사르가 가져야할 몫을 부정하지는 않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의무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신앙적으로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 도로 바치는 마음가짐이 요구된다는 점을 부각시킬 때에 많이 회자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로마 공화정 시대에 실존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입니다. 이 '카이사르'라는 말은 로마 시대의 통치자, 황제를 지칭하는 호칭이었기에, 그 이름을 지닌 사람에게는 막강한 권력이 주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바로 이 '율리우스(Julius)'라는 라틴어로 된 남성의 이름입니다. 원래 그리스 신화에서 최고신은 바로 제우스 (Zeus) 신입니다. 그리고 로마신화로 넘어오면, 그 신은 바로 주피터 신(Jupiter)이 됩니다. 그래서 '율리우스(Julius)'라는 이름은 바로 이 신중의 신, 왕중의 왕인 주피터 신에게 자신을 봉헌한, 자신의 모든 것을 도로 바친 남성을 두고 '율리우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여성의 이름을 바로 율리안나(율리아나, 쥴리엔, Julien)으로 표기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로마의 최고신인 '주피터' 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도로 바친 사람으로서, 로마공화정의 최고의 통치자로 역할을 하였던 사람입니다. 또한 반대로 '주피터' 신이 그를 통해 모든 권능을 부여한 사람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38] 세례명 '소피아' (Sophia)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을까요?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 제가 어린 시절에 문방구에 가서 물건을 살 때면, 항상 저보다 더 나이가 많았던 형들이 그 문방구에서 옆의 소피 마르소의 사진으로 코팅이 된 책받침을 많이 사가는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미모가 출중하고 많은 이들의 여신으로 추앙받을 만하였기 때문이겠지요. 옆의 사진이 근래의 사진이라고 하며, 어린 시절의 전설의 사진들을 검색하여 보면, 지금 여느 아이돌을 능가할 정도의 미모를 가진 여인으로 나타납니다. 정말로 대단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이름을 프랑스어로 표기하면 Sophie Marceau가 됩니다. 프랑스어식 발음으로 '소퓌 마~르소'가 되겠구요. 특별히 그녀의 이름인 이 'Sophie'는 서양에서는 아주 많은 이름이고, 이것은 우리가 살펴볼 '소피아'의 프랑스어식 변형이라는 점을 알아두면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동일한 의미를 지니는 이 이름은, 영어로는 Sophie라고 해서 불어식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고, 그리스어나 독일어에서는 Sophia라고 하며, 그리고 러시아어 등의 슬라브어 계열에서는 Sofia 혹은 Sonia(소냐)라고 합니다. 그래서 슬라브계열의 여성 이름들 가운데 소냐가 많은 경우가 있는데, 이 'Sonia(Sonya)', 즉 '소냐'라는 이름은 모두가 Sophia, 즉 소피아라는 이름의 변형이라는 점을 알아두는 것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그럼 이 소피아 혹은 소냐라는 이름이 지니는 뜻은 무엇일까요? 원래 이 이름은 그리스에서 기원한 것입니다.  Σοφια (Greek)라고 하는 여성명사에서 기원이 되었는데, '소피아'라고 읽고 그 뜻은 '지혜' (智慧,wisdom)입니다. 원래 이 소피아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철학에서 자주 등장하던 단어입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파르메니데스 등 고대 그리스철학자들이 그렇게 갈구하던 단어이고, 서로 저마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