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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62] 세례명 '콜베'의 이름 속에 담긴 영성은 무엇일까요?


누구나 죄를 지으면 감옥에 가야 합니다. 그것은 인류역사상 불변의 정의요 진리였습니다. 그런데 만약 어느 누군가 죄도 없으면서 감옥에 가야 한다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더욱이 거악에 맞서려다가 감옥에 투옥이 된다면 어떻게 바라보시겠습니까? 그것은 되려 진리가 더욱 커보이게 하려는 작은 항거가 아닐까요? 사람이 몰골만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곧바로 사람 구실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형상으로 태어났다고 해도 악마의 하수인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사 안에서 참혹한 독재자들과 그들의 대학살이 있었다는 점에서, 또한 선과 악이 혼재하는, 아직 완전한 선의 승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사람 구실을 즉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죄악으로부터 하느님의 권능으로 해방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해방되어서 사랑으로 발걸음을 이동시키지 않는다면 곧바로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든지 악의 유혹에 빠져들어서 커다란 죄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좋으신 분이시며 전능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그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다른 인생여정을 걸어가도록 미리 안배하셨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분이 바로 우리의 성모 마리아님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원죄 조차도 물들지 않도록 성부 하느님께서 안배하셨고, 그래서 좋으신 아버지께서는 우리 죄많은 자녀들을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를 통해 깨끗하게 목욕시켜서 어여쁜 자녀가 되도록 제정하셨습니다. 그리고 성인 성녀들이 모두다 한마음으로 이 성모님을 깊이 사랑하며, 성모님의 영광을 드높여서 삼위일체의 존엄이 빛나도록 제정하셨습니다. 그래서 성모님께서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에 접속하는 가장 안전하고 완전한 지름길이 되셨습니다. 

바로 이 안전하고 완전한 구원과 사랑의 표지들로 성인 성녀들이 우리에게 세워졌습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 현대에 우리에게 가장 대표적인 순교자이자 프란치스칸이었던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신부님을 기억하고자 하며, 그분의 이름 속에 담긴 뜻대로 살다가 가신 그분을 기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그분의 이름 속에 담긴 성모님의 영성도 아울러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이 막시밀라아노 마리아 콜베 신부님의 이름은 Maximilian Mary Kolbe라고 영어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이름인 막시밀리아노라는 이름은 라틴어 Maximus에서 유래했습니다. 막시무스는 영어로는 'greatest'(가장 큰, 위대한)이라는 최상급입니다. 따라서 막시밀리아노라는 말은 '누군가를 가장 위대하게 만드는 작은 자'라는 뜻을 지니게 됩니다. 그리고 그분은 Kolbe라는 성은 그분 가족의 성인데, 이 이름은 동독 등 여전이 독일과 폴란드에서 많이 사용되는 성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독일어로 이 Kolbe라는 이름이 뜻하는 것은 Hirtenstock(가축을 지키는 방대)를 의미할 수 있다고 하는 가정도 있고, 더욱 직접적으로 폴란드어로 Kolba가 영어로는 Flask(우리가 과학실험에 쓰는 플라스크)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콜베라는 이름은 좁게 본다면 '실험을 할 때 쓰이는 플라스크(그릇 혹은 도구)'가 되겠고, 나아가 넓게 본다면 '가축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지키는 지팡이 혹은 축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 두 가지를 잇는 가장 중요한 Mary, 즉 마리아가 있습니다. 콜베 성인은 항상 '성모 마리아께서 함께 하시니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는 신심을 처음부터 끝까지 고수하였습니다. 그렇게 하여 언제 어디서나 성모님께 모든 것을 드리는 이였고, 16670의 죄수로서 다른 10명이 아사형을 받을 위기에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순교성인이였습니다. 자신이 가톨릭사제라는 점도 당당하게 고백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자신은 작은 그릇, 작은 플라스크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다른 어린양을 지키고자 하는 축대로 자신을 헌신하였습니다. 그렇게 하여 가장 위대한 자리를 되돌려 드렸습니다. 바로 성모 마리아를 위대하게 만드셨고 자신의 성모님 사랑을 더욱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미약한 작은 인성과 위대한 영웅적 희생이 가능했던 것은 다름 아닌 성모님께 대한 굳은 사랑과 헌신의 정신이었고, 이것이 바로 모든 것의 다리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누구든지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라는 이름을 쓸 때에는 바로 콜베라는 이름의 어원부터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과연 다른 이를 시험에 빠지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콜베라는 이름을 지닌 사람은 오히려 성모님의 사랑이 그 무엇보다 능력이 충만하다는 점을 실험해 보여야 합니다. 자신도 그리고 타인도 시험하지 말고, 성모님의 진정한 사랑을 우리의 존재로 실험해 보여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실증적으로 믿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에 우리는 자신도, 성모님도, 삼위일체 하느님도 더욱더 위대하게 만드는 막시밀리아노가 될 수 있습니다. 콜베 성인을 기억하고 기념하면서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오히려 마리아의 불타는 사랑의 불꽃이 인류 어디에서나 힘을 발휘하도록 하는 작은 '플라스크'가 되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마리아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완전한 영광을 받으시길 유념해야 하겠습니다.

그 제자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
(요한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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