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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58] 세례명 '알로이시오'Aloisio(루이스Louis)에 담긴 뜻은 무엇일까요?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6월 21일은 예수회 출신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기념일입니다. 1568년 3월 9일 이탈리아 만토바 지방에서 태어나서 로마에서 1591년 6월 21일 선종하기까지, 약 23년간 주님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았던 열정적인 청년 성인입니다. 

그의 이름인 알로이시오Aloisio는 프랑스 루아르 강 남부에서 사용되던 오크어(Occitan)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오크어에서는 프랑스어 루이Louis를 알로이Aloys라고 표기하였습니다. 여기서 유래해서 알로이시오Aloisio라는 이태리 성인의 이름이 탄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알로이시오Aloisio라는 이름은 원래가 프랑스어로는 루이Louis, 독어로는 루드비히Ludwig와 동일한 뜻을 지닌 변형입니다. 그리고 이 독일어 루드비히Ludwig는 게르만어 Hludwig에서 왔다고 합니다. 게르만어 Hlud는 "유명한(famous)"의 뜻을 지니고 있고, wig는 "전투, 싸움(war, battle)"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합치자면, 루드비히는 "유명한 싸움꾼, 싸움에 유능한 사람, 유명한 전투"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아마도 어떤 특정한 목적을 두고 "이름을 드높이면서 싸움에 나서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프랑스어 이름 루이Louis, 독일어 Ludwig, 이태리어 Luigi, 그리고 알로이시오Aloisio 모두가 그 이름 안에는 어떤 "특정한 목적을 지향하는 전투로 이름이 드높여진 사람"을 의미할 것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가 태어날 때에 출산에 어려움이 있었기에, 그의 아버지가 성 루도비코께 바치는 성무일도의 한 구절을 읽으며 도움을 간청했다고 합니다. 

"목숨의 위협으로 인해 세례를 서둘렀다. 왜냐하면 태어날 아기가 땅에서보다 하늘에서 먼저 태어날 것으로 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가 알로이시오라는 이름을 간직하게 된 것은 이런 아버지의 기도 덕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젊은 청년 성인은 그의 아버지의 기도와 주님의 보호 하에서 그야말로 "영적 전투"로 유명한 성인으로 성장합니다. 유명한 일화 가운데 하나가 그가 예수회를 선택해서 입회한 후에, 계단을 오르내릴 적마다 한계단마다 "성모송"을 바치기 위해 잠시 멈춰서서 기도를 바치고 계단을 하나씩 오르내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때로는 기도에 대한 자신의 신념으로 인해서 고집불통인 적도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그의 동료들은 그가 미래의 예수회 총장감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의 성덕에 감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루에 5시간씩 아무런 분심잡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기도할 수 있는 은총을 받았고, 자신과 병든 이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께 대한 헌신적인 봉사에 불타 올랐다고 합니다. 성 로베르토 벨라르미노 추기경은 후에 단언하길, 자신에게 고해성사를 받았던 알로이시오 성인이 어떤 대죄도 범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어떤 죄도 의도적으로 범한 죄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주님을 사랑하며 그분께 열심히 기도하고, 주님께서 싫어하시는 죄악은 고의로 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영적 전투로 이름을 드높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를 두고 진정한 하느님의 천사가 이 지상에서 살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자아가 모두 통합되어 순백의 영혼을 지닐 수 있었고, 무엇보다 주님께 깊은 기도를 오랫동안 드릴 수 있었던 훌륭한 성덕을 지닌 성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알로이시오, 루이스, 루이지라는 세례명 속의 영성은 바로 "주님을 위한 영적 분투"입니다. 매일 매일 우리는 어두움과 유혹자에 노출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매일 주님께서 직접 싸워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혹자는 한번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으로 완전히 우리가 구원되었으니 어떤 노력도 필요치 않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절반은 맞지만, 우리가 매일 매일 주님께 의탁해야할 연약한 인간들이라는 점은 간과한 답변입니다. '이미' 우리에게 구원의 혜택이 주어졌지만, '아직' 완전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므로 계속해서 청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알로이시오 곤자가 성인은 특히 병자들과 함께 주님께 은총을 매일 간구하였습니다. 그의 굳건한 믿음이 모범이 될 것이고, 그가 벌인 '영적 전투'의 유명함으로 많은 이들이 감화를 받아서 함께 분투할 것입니다. 이는 우리의 세상 끝날까지 계속될 것이기에, 늘 주님께 의탁하며 지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겠다." (마태 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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