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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42] 세례명 '마태오' 혹은 '마티야'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일까요?

사도 마태오, 복음사가

"집 짓는 자들이 내버린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우리 눈에는 놀라운 일 야훼께서 하신 일이다." 
(시편 118편 22~23, 공동번역성서)

모든 종교는 자기들의 가르침을 표방하는 경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슬람에서는 거룩한 쿠란, 그리스도교는 성경, 힌두교에는 바가바드 기타 등등 모든 종교는 그 근본교리의 근거가 되는 출전이 있고, 그것을 기록한 사람이나 공동체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슬람의 쿠란은 대예언자 무함마드의 언사(言辭)를 후대의 사람이 기록하게 하였는데, 이런 기록에 대한 인정 및 기록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인해서 현재의 시아와 수니파로 나뉘어졌다고 합니다. 그리스도교에서도 구약의 제2경전(집회서, 지혜서, 토빗, 유딧, 마카베오 상, 하)을 포함시키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개신교와 다른 교파들로 구분됩니다. 그리고 아마도 다른 종교들도 이런 비슷한 상황을 겪어서 현재의 분파들이 존재하리라고 봅니다. 

이렇게 다양한 종교들은 다양한 경전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 경전들의 해석의 다양성으로 인해서 많은 분파들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그리스도교의 경우를 예로 든다면 특이한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기록한 네 가지 버전이 존재하고, 그 네 가지 버전 가운데에서도 3가지 버전(마태오, 마르코, 루카)은 서로의 내용이 상당히 흡사하다는 점입니다. 약간의 변화와 특징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는 점이 "우리 눈에는 놀라운 일'"이고 바로 "야훼께서 하신 일"입니다. 사람이 생각지도 못했던 측면을 주님께서는 놀랍게 만드시는 탁월함을 지니신 하느님이라는 점을 믿게 됩니다. 이런 것이 바로 신앙의 선물이고 하느님의 '선물'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우리가 알아보고자 하는 이 '마태오'는 12사도 가운데 한 사람이었고, 이 3가지 버전 가운데 마태오복음의 저자로 간주되는 사도성인이십니다. 그런데 그의 이름과 그의 삶에서 바로 저 시편 118편의 말씀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뜻일까요?

마태오라는 이름을 영어로 하면 Matthew(매튜)입니다. 그리고 이 매튜는 원래 Matthia(마티야)의 영어식 표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마티야와 마태오(매튜)는 원래 동일한 어원, 동일한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다. 대단히 흥미롭지 않습니까? 그럼 어떤 어원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이 마티야 혹은 마태오는 원래가 히브리어로 מַתִּתְיָהוּ라고 표기합니다. 이를 두 부분으로 분할해서 이해할 수 있는데, מַתִּתְ(이것은 히브리어 동사로 '주다, 허락하다'라는 נתן(나탄)의 분사형으로, '주어진, 허락된' 뜻이 되어서 결국에는 '선물'이라는 뜻으로 정의함)과, יָהוּ(야훼 하느님을 뜻하는 יהוה의 약칭을 지칭함)의 합성어가 됩니다. 따라서 해석하면, '야훼 하느님께서 주신 사람,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사람' 또는 '야훼 주님의 선물'이라는 뜻을 지니는 이름이 되겠습니다. 유다 이스카리옷이 배신을 하고 사도 1명이 공석이 되었을 때에 제비를 뽑아서 새롭게 사도가 된 '마티야' 사도의 이름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이 이런 이름을 지니는 사람은 바로 '하느님께서 주신 사람'이며 '하느님의 선물'이고, 그래서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사람'이라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복음서에 나오는 바에 따르면, 원래 마태오는 다른 유다인들로부터 세금을 걷는 사람으로 등장하며, 물욕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아주 강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안에 있는 그런 그의 물욕 이면의 열정을 보시고, 다른 쪽으로 그를 쓰시게 되었고 그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로, 놀라운 '하느님의 선물'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마태오복음이 다른 복음들과 차이를 지니는 점이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갈망, 다른 하나는 '예수님은 약속된 메시아'라는 '메시아니즘'입니다. 전자는 이 세상 삶이 전부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간직한 채로 이 세상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길 바랐던 것이고, 후자는 자신이 그러했던 것처럼 예수님을 만나서 새로운 삶이 그려지게 되었던 점을 다른 사람들도 알고 믿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가 복음을 기록하고 전하고자 하였던 이유는 바로 주님을 알고 믿게 하려는 목적이었고, 믿음이라는 '하느님의 선물'을 전달하는 목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더욱이 그도 유다인이었고, 많은 유다인들이 아직도 야훼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메시아(구세주)는 오지 않았다고 믿던 환경에서,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아로 전한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유다인들에게는 해괴망측한 이단(사이비)의 이야기로 취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그는 유다이즘과 그리스도교의 믿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였던 것으로 추정되기에, 다른 복음서들과 달리 유달리 유다교에서 쓰는 용어들과 사상을 이용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전달하고자 하였기에 독특한 복음서로 여겨집니다.

이렇듯이 자신의 이름에 걸맞는 삶을 펼치며 살았던 마태오 성인을 생각하면, 이런 이름을 자신의 세례명이나 수도명으로 간직한 사람들은 어떤 영성을 따르며 살아야하는 것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이 마태오라는 이름을 간직한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핵심단어는 바로 '메시아'입니다.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약속된 메시아이시고,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분'이라는 점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간직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적인 포인트라고 사려됩니다. 거기서부터 출발하였을 경우에, 자신도 하느님을 믿는 믿음의 '선물'을 간직한 사람이 될 수 있겠고, 주변에 있는 다른 이웃들에게도 '믿음 가운데 인내하며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면서 이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가치관', 즉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주님께서 허락하신 사람'이라는 이름의 마태오가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이 또한 "우리에게는 놀라운 일 야훼께서 하신 일"이라는 점으로 인해 우리는 겸손하게 하느님께 순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삶에 지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절망 가운데 있는 이웃들에게 자신이 '하느님의 선물'이 되는 길은 더없이 기쁜 일이 아니겠습니까? 부디 그러한 길을 걷는 '마태오(마티야)'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댓글


  1. 찬미 예수님!

    신부님 안녕하세요

    코로나19로 시국이 안정치
    않지만 봄은 오도라구요

    건강하세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답글삭제
    답글
    1. 안녕하세요, 자매님! 감사합니다. 평안하시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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