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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39] 세례명 '스테파노' (Stephanus, Stephen) 혹은 '스테파니아' (Stephania, Stephany)에 담긴 뜻은 무엇일까요?

21세기의 여러 분야에서 최고의 위대한 인물을 꼽는다면 누구를 가장 으뜸으로 여길 수 있을까요? 아메리카 대륙 출신 최초의 예수회 교황님이시자,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주보로 삼으신 프란치스코 교황님 (호르헤 마리아 베르골리오 추기경님), 흑인계열로 최초의 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 군부탄압을 뚫고 마침내 평화를 이룩한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 여사 등등이 열거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을 결코 빼놓을 수 없겠지요. 그것은 바로 우리의 일상을 통째로 바꿔놓은 한 인물, 즉 '스티브 잡스' (Steve Paul Jobs)입니다. 그의 발상으로 인하여, 우리는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하던 '전화기+인터넷+사진기=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을 전세계의 다수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으로 인하여 촉발된 '스마트폰 신화'로 인하여, 구글은 사람의 지능과 닮은 모습이라는 차원에서 그리스어로 사람을 지칭하는 'Anthropos' (안트로포스)와 인공지능로봇을 뜻하는 'Humanoid' (휴머노이드)를 합성한 이른바, 'Android' (안드로이드)를 개발하여 현재까지 양강 구도를 구축하면서 지속발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스티브 잡스라는 이 한 사람의 생각이 전 인류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는 '패러다임 쉬프트'를 경험하였는데, 그는 어떠한 자세로 항상 삶을 임하였을까요? 
그렇습니다. 그와 애플의 철학은 '다르게 생각하라'는 점이었습니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면서 자신의 길을 창조해나가고, 그로 인한 결과물을 모두가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자신이 앞서가고 자신의 노력과 희생이 값지게 되도록 하라는 것이 그와 애플의 정신입니다. 비록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팀 쿡이 지배하는 애플을 두고, 잡스의 다르게 생각하라는 '혁신'이라는 정신이 많이 퇴보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브랜드가 하는 모양을 많이 흉내내는 모습을 취하고 있어서, 잡스 시대의 애플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형국입니다. 

여하튼, 누구든지 듣기만 해도 바로 그의 업적을 떠올리게 되는 이름인 '스티브 잡스'인데, 이 사람의 이름인 '스티브' (Steve)라는 이름의 어원 속에 그의 행적이 이미 암시가 되어 있었다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결정적인 운명론자들은 아니지만, 모든 것들이 이미 안배가 되었다는 점은 신앙인으로 믿고 받아들이고 있지 않습니까? 그의 이름 '스티브'가 바로 이번에 알아보려는 '스테파노'와 동일한 뜻을 지니는 이름이고, 이 이름이 교회 안팎에서 의미가 크기 때문에, 그의 이름값도 아주 크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떤 의미의 말이기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테파노 혹은 스테파니아라는 말은 Stephanus, Stephania라는 말은 라틴어식 표기법을 따른 이름입니다. 그리고 참고로 프랑스어로는 '에띠엥' (Etienne)이라고 표기하고 발음하며, 스페인어에서는 '에스테반' (Esteban)이라고 표기하고 발음하며, 모두가 동일한 스테파노를 지칭합니다. 그래서 이 이름의 원어가 그리스어라는 사실이 더욱 흥미롭게 합니다. 그리스어 동사 가운데 στεφανόω (stephanou, 스테파노우)라는 동사가 있습니다. 이 동사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영어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정의를 제시합니다.

1. to encircle someone’s head with ornamental foliage, wreathe.
2. to recognize distinguished service or performance with an award, (honor, reward, crown.)


해석하자면, 첫째로 '특정인의 머리 위에 꽃(가지) 장식을 엮어서 씌워주는 행위'를 지칭하고, 둘째는 '특정인의 특출한 업적이나 봉사를 우리가 상을 주면서 값지게 인지하는 행위'를 지칭합니다. 그래서 종합하자면, '어떤 사람의 영웅적 혹은 혁신적 행위를 우리가 상(칭찬 등)을 주면서 그의 업적의 가치를 인지하여서, 그에게 화관을 씌워주는 행위', 즉 '값진 인물로 언제나 칭송하는 행위'를 두고 '스테파노우'라는 동사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 '스테파노우' 동사의 남성명사화, 여성명사화를 통해서 στέφανος, στεφανία라고 부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칭송을 받을 만하게 혁신이나 영웅적인 행위를 한 남자 혹은 여자를 두고 스테파노 (스테판, 스티브) 혹은 스테파니아 (스테파니)라고 지칭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럼 가톨릭 교회 안에서 지칭하는 순교자 부제 스테파노도 이와 동일한 의미를 지니는 이름이 아니겠습니까? 그에게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따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역사상 최초의 부제라고 여겨졌고, 또한 최초의 순교자였다고 기록으로 전승되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는 많은 유다인들 앞에서 예수가 그리스도이시고 메시아라는 사실을 증언하면서, 그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비판하였다가 순교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최초의 증언자로 항상 기억되고 있습니다. 

조토의 성 스테파노, 1320-25, 피렌체
그럼 이 스테파노 혹은 스테파니아라는 이름을 가진 분들에게 걸맞는 영성은 어떤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한 것처럼 '다르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를 그저 틀에 박힌 대로 평가하고 그대로 믿지 않고, 그것의 이면에 있는 다른 것을 먼저 바라보는 시각을 습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사건으로 보자면, 고정관념에 입각하여, 맹목적인 관념에 의거하여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평가하려고 먼저 나서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 멸시하고 저평가하는 사람에게 있어 다른 이면이 있지 않을까 먼저 찾아보고, 그것을 증언하여 그 사람을 높이는 사람으로 활약할 때도 요청될 것입니다. 그렇게 '먼저 앞장서고, 다르게 생각하며, 모든 이들에게 값진 것을 나눠주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과연 이 이름을 가지신 분들은 '스티브 잡스'처럼 항상 '이름값'을 하시면서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 그들에게 이 죄를 씌우지 마소서" 하고 외쳤다. 
그(스테파노)는 이 말을 하고 잠들었다."

(사도행전 7,60, 200주년 기념성서)

댓글

  1. 예비신자 시절 세례명을 어떻게 할 지 고민하다가 신부님의 블로그를 보고 많은 도움을 얻어, 지난 1월 '스테파니아'란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사람입니다. 선택한 이름에 걸맞는 영성을 가진 신앙인으로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늦었지만 좋은 글 써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주님께서 항상 함께하시기를, 그리고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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