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말'을 알면 '뜻'이 보인다 8] 왜 '막달레나'라는 말이 고유명사가 되었을까요?

막달라의 마리아 (약칭 마리아 막달레나)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교황청 경신성사성 교령을 통해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을 축일로 격상시키면서, 그녀를 여성사도직의 모범으로 칭송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의 모든 가톨릭교회가 7월 22일을 막달레나를 위해 전례를 봉헌하도록 되었습니다. 

흔히 말하기를, 이 여인은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에는 아주 문란한 생활을 하다가, 그리스도를 만나 죄악을 용서받은 후에는 아주 열심한 여성사도가 되었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우리는 그렇게 믿기 때문에 교회의 전례에서도 주일과 동일한 등급인 축일로 격상시켜서 이 날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그녀의 중요성이, 마치 오늘날 여성사도직이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의 이름은 정식으로 막달라 여자 마리아이고, 이것을 줄여서 마리아 막달레나라고 합니다. 그리고 흔히 우리는 앞의 마리아를 예수의 어머니 나자렛 동정녀 마리아와 혼돈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마리아를 생략하고 그냥 '막달레나'라고 호칭하게 됩니다. 그래서 약칭으로 '막달레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막달레나'라는 것 안에도 특별한 어원적인 뜻이 담겨있고, 그것을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면, 새롭게 들리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 '막달레나'가 어떻게 해서 고유명사가 되었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스라엘 지도를 살펴보면 갈릴래아 호수가 요르단강의 줄기 가운데 시원(始原)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블로그의 이전 글인 '갈릴래아 호수가 왜 복음서에서 중요한가?' 참조바람) 그리고 여기에서 특별히 어업이 많이 성행하였다는 점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부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예수님께서 어부인 베드로와 안드레아를 사도로 부르신 갈릴래아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어업은 나중에 비유적으로 사람들을 많이 낚는 '어부', 즉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를 세우는 일에 공헌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소명을 지칭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교황님이 끼고 계시는 반지를 두고 이태리어로 '페스카토레(Pescatore, 이태리어로 '어부'라는 뜻)'라고 지칭하는 이유가 교황직이 성 베드로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라고 믿는 이유 때문입니다. 

이렇게 갈릴래아 호수가 어업으로도 유명했지만, 인근 도시들도 마찬가지로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었습니다. 갈릴래아 호수를 기준으로 동쪽으로 가면 티베리아스 지방이 있습니다. 티베리아스는 지금도 존재하는 이스라엘의 지역 이름이며, 이 티베리아스에서부터 북쪽으로 약 1.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Magdala'라는 지역이 있었다고 합니다. '막달라'는 학자들에 따르면 유대교 경전인 탈무드에 등장하는 Migdal (미그달)과 동일한 지역이라고 여겨지며, 이 '미그달 혹은 막달라'라는 말의 뜻은 'Tower of (salted) fish', 즉, (염장한) 생선들의 탑이라는 뜻을 지니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 생선을 많이 잡고, 그것을 염장해서 판매하는 산업이 활발한 지역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 '염장생선의 탑 혹은 원천지' 출신인 마리아라는 여인이 등장하였고, 그 여인을 두고 막달라 여자라는 뜻에서 'Magdalena'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쉽게 말하자면, 그녀는 '막달'이라는 어촌 출신의 출신의 여인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대명사가 됩니다.

나아가, 신앙의 스토리안에서 비유적으로 해석하자면,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더 이상 자신이 양심이 부패하지 않도록 진리의 '소금'으로 '염장'되었으며, 그리고 난 이후에는 어촌 출신답게 여성으로 다른 갈릴래아 출신의 남자사도들 못지 않게 많은 이들의 회개를 도왔다고 전래되어 오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교회 안에 4복음서나 다른 전승에 따르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녀의 면모를 전하고 있지만, 모두가 공히 믿는 바는 그녀가 주님을 만나고 난 후에 완전히 '빛과 소금'에 젖어서 많은 이들을 낚는 여성어부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녀를 두고 성모 마리아 다음으로 여기는 여성사도직의 원천으로 여기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어원적으로나, 그리고 영성적으로나 양면을 종합해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녀를 지칭할 때에 '막달레나'가 고유명사가 되었습니다. 이는 마치 예전에 다른 고을에서 시집온 며느리를 부를 때 동네 이름을 붙여서 '~댁'이라고 하는 우리네 풍습과 유사합니다. 비록 당대에는 남자 이름은 예수, 여자 이름은 마리아가 아주 흔한 이름이었지만, 동네의 이름을 붙여 고유명사화하였는데, 이제는 그 고을의 어원적 뜻과 영성적 의미를 고려해서, '막달레나'라는 명사가 완전한 고유명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이런 점을 알게 된다면 막달레나라는 이름을 호칭할 때에 좀 더 색다르고 깊은 의미를 감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계속해서 교회의 성녀로 자리하게 될 이 막달레나 성녀에게, 신앙을 알게 된 후에 나타나는 '빛과 소금에 젖어듦'에 대해 다시금 깊이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11] 세례명 '글라라'에는 어떤 뜻이 담겨져 있을까요?

아씨시 성녀 글라라 대성당 지하에 모셔진 글라라 성녀 유해 앞에서 프란치스코란 이름의 영성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름 안에는 '자유'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프란치스코와 항상 함께 등장하는 이름이 바로 '글라라'입니다. 아씨시의 성녀 글라라, 성 글라라 봉쇄수도원의 창립자, 전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봉쇄수도원을 지칭하는 성 글라라 수도원의 최초의 영적 어머니, 이 글라라란 이름의 뜻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란치스코도 그러했듯이, 글라라라는 이름도 라틴어에서 유래하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12~13세기 중세의 인물이었기 때문에, 구약의 히브리어나 신약의 그리스어가 아닌 대중적인 라틴어로부터 이름을 따왔던 것입니다. 라틴어로 보면, 이 글라라는 철자가 Clara입니다. 이는 남성형용사 Clarus의 여성형입니다. 그래서 Clara입니다. 다시 이 형용사의 뜻을 살펴보면, 'transparent, clear"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라틴어 Clara가 스페인어로 와서는 그대로 Clara라고 표기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이 계란의 흰자 부분을 두고 'clara'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투명함이 백색으로도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태리어로는 Chiara (끼아라), 프랑스어로는 Clare (끌레르), 영어로 Clare (클레어)로 표기하고 발음합니다. 독일어로는 Klara라고 하고, 참고로 독일어에서는 '설명'이라는 명사가 Erklärung이라고 하여서, 상대를 두고 명료하게 만드는 것을 두고 '설명'이라고 정의하는 독일어식 뉘앙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대의 국문표준법상, 우리나라의 첫 음절은 ㅋ, ㅌ, ㅍ 등은 그보다 약한 소리인 ㄱ, ㄷ, ㅂ로 표기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클라라'가 되겠지만, 한국표준법에 따라서 '글라라'가 됩니다. 같은 경우로 Petrus,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29] 세례명 '율리오/율리아' 혹은 '율리안나 (율리아나)'에는 어떤 뜻이 숨어있는 것일까요?

루카복음 20장 25절의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루카복음 20장 25절 말씀 형상화 "카이사라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이것은 바칠 것이 있다면 그 원래의 주인에게 '되돌려드리는'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당시 세금논쟁을 예수님과 벌이고자 하였던 로마 사람들에게 주님께서는 사실 그 카이사르의 것도 주님의 것이기는 하지만, 카이사르가 가져야할 몫을 부정하지는 않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의무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신앙적으로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 도로 바치는 마음가짐이 요구된다는 점을 부각시킬 때에 많이 회자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로마 공화정 시대에 실존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입니다. 이 '카이사르'라는 말은 로마 시대의 통치자, 황제를 지칭하는 호칭이었기에, 그 이름을 지닌 사람에게는 막강한 권력이 주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바로 이 '율리우스(Julius)'라는 라틴어로 된 남성의 이름입니다. 원래 그리스 신화에서 최고신은 바로 제우스 (Zeus) 신입니다. 그리고 로마신화로 넘어오면, 그 신은 바로 주피터 신(Jupiter)이 됩니다. 그래서 '율리우스(Julius)'라는 이름은 바로 이 신중의 신, 왕중의 왕인 주피터 신에게 자신을 봉헌한, 자신의 모든 것을 도로 바친 남성을 두고 '율리우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여성의 이름을 바로 율리안나(율리아나, 쥴리엔, Julien)으로 표기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로마의 최고신인 '주피터' 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도로 바친 사람으로서, 로마공화정의 최고의 통치자로 역할을 하였던 사람입니다. 또한 반대로 '주피터' 신이 그를 통해 모든 권능을 부여한 사람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38] 세례명 '소피아' (Sophia)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을까요?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 제가 어린 시절에 문방구에 가서 물건을 살 때면, 항상 저보다 더 나이가 많았던 형들이 그 문방구에서 옆의 소피 마르소의 사진으로 코팅이 된 책받침을 많이 사가는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미모가 출중하고 많은 이들의 여신으로 추앙받을 만하였기 때문이겠지요. 옆의 사진이 근래의 사진이라고 하며, 어린 시절의 전설의 사진들을 검색하여 보면, 지금 여느 아이돌을 능가할 정도의 미모를 가진 여인으로 나타납니다. 정말로 대단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이름을 프랑스어로 표기하면 Sophie Marceau가 됩니다. 프랑스어식 발음으로 '소퓌 마~르소'가 되겠구요. 특별히 그녀의 이름인 이 'Sophie'는 서양에서는 아주 많은 이름이고, 이것은 우리가 살펴볼 '소피아'의 프랑스어식 변형이라는 점을 알아두면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동일한 의미를 지니는 이 이름은, 영어로는 Sophie라고 해서 불어식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고, 그리스어나 독일어에서는 Sophia라고 하며, 그리고 러시아어 등의 슬라브어 계열에서는 Sofia 혹은 Sonia(소냐)라고 합니다. 그래서 슬라브계열의 여성 이름들 가운데 소냐가 많은 경우가 있는데, 이 'Sonia(Sonya)', 즉 '소냐'라는 이름은 모두가 Sophia, 즉 소피아라는 이름의 변형이라는 점을 알아두는 것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그럼 이 소피아 혹은 소냐라는 이름이 지니는 뜻은 무엇일까요? 원래 이 이름은 그리스에서 기원한 것입니다.  Σοφια (Greek)라고 하는 여성명사에서 기원이 되었는데, '소피아'라고 읽고 그 뜻은 '지혜' (智慧,wisdom)입니다. 원래 이 소피아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철학에서 자주 등장하던 단어입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파르메니데스 등 고대 그리스철학자들이 그렇게 갈구하던 단어이고, 서로 저마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