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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26] 세례명 '아우구스티노'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히포의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아주 많이 사용되는 세례명이 바로 '아우구스티노'입니다. 앞서 안셀모 성인이 '하느님을 위한 투구, 변호자'라는 의미였다고 한다면,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이 아우구스티노라는 이름은 무슨 의미를 간직한 것일까요? 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로마의 최초 황제의 이름은 바로 Augustus입니다. 8월을 뜻하는 영어 August의 어원이 되기도 하는, 이 로마 황제의 이름은 라틴어 동사인 augere라는 이름으로부터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이 동사의 의미는 'to increase'라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서 '증가시키다, 늘리다'라는 의미를 지녔습니다. 로마제국의 최초 황제는 옥타비아누스였는데, 그에게 공식적으로 주어진 '타이틀'이 바로 아우구스투스 황제였습니다. 공식적인 명칭이 바로 '아우구스투스' 황제라는 점이었습니다. 이를 그가 로마의 최초 황제라는 점에서 해석을 시도한다면, 최초에 건립된 로마제국이 그 영향력과 영토를 '늘리도록 기여하는' 황제가 되라는 기원을 담은 이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로마제국은 동서로 그 영토와 영향력을 확장시켜 나감으로써 세계사에서 가장 큰 대제국을 건설하였습니다. 

이런 영향에서 태어난 그리스도교는 321년 콘스탄티노플 칙령을 통해 최초로 공식 국교로 채택되었고, 이후에 그리스도교는 엄청난 양적성당을 거듭합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그것이 국가의 통치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교회 본연의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에는 다소 제약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누르시아 출신의 베네딕토라는 이가 창립한 베네딕토회 공주(共住) 수도승원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5세기 경에 이른바 마니교에 심취하였던 이교도가 그의 어머니의 기도를 통해 'Tolle, Legge' (집어라, 읽어라)라는 주님의 계시를 듣고 성경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통회를 하고 주님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삶을 살기 시작하는데, 그가 바로 '아우구스티노'입니다.

아우구스티노라는 이름도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이름으로부터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Augustinus라는 이름은 바로 Augustus의 축약형 접미사(좀 더 작은~)가 첨가된 형태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이름 역시 '~을 증가시키는(늘리는) 그런 작은 사람'이라는 뜻을 지니게 됩니다. 여기서 대조가 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전자인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영토와 권력을 확장하고 늘리는 것이 자신의 목표였다고 한다면, 아우구스티노는 '주님의 나라와 권능을 확장시키려고 하면서 자신은 점점 작아지는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주님의 위대한 사랑과 권능에 비한다면 정말로 비천한 죄인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강하게 견지하면서, 주님의 사랑에 대해 언제나 위대한 찬미와 찬송과 영광을 되돌려드려야 한다는 인식을 보였습니다. 그리하여 진정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에 대하여 모든 것을 도로바치는 정신을 구현하고자 노력하였던 인물입니다. 

Augustine은 영어식으로 어거스틴이라고 하고, 이태리어로는 Agostino, 아고스티노라고 합니다. 스페인어로는 Augusto. 아우구스토라고 합니다. Augustinus라는 표기, 즉 아우구스티누스(노)는 라틴어식 표기법을 그대로 혹은 제일 가깝게 표기하여 부르는 것이란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아우구스티노라는 이름이 지니는 영성은 바로 '주님의 나라와 권능을 확장시키기 위해 전심전력하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 나라의 특징은 세상 군주들이 펼치듯이 자신의 자리와 권력의 구동을 통한 정치적 행위로 확장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들의 영혼을 하느님의 진실하고 뜨겁고 깊은 '사랑'으로 감동시켜서, 저절로 모든 이가 '하느님 사랑'으로 모여들어서 다함께 이웃사랑을 쉽게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나라가 되도록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아우구스티노'는 자신부터가 먼저 그 사랑에 '감화(感化)'된 사람이 되는 길을 걷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이로부터 하느님께서 더욱 더 사랑을 많이 받으시도록, 만민의 하느님 사랑이 '증가되도록 노력하는 작은 사람'이 되는 길을 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우구스티노라는 이름이 지니는 '사랑과 겸손과 모범의 길'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사람이 되라는 주님 사명을 잘 이룩하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잘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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