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23] 세례명 '요아킴'에는 어떤 뜻이 있는 것일까요?


<성모 마리아의 성가정>


모 마리아의 부모님의 성명은 교회 전승에 따르면, 아버지는 요아킴, 어머니는 안나라고 합니다. 안나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살펴본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요아킴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아직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그럼 이 요아킴이라는 이름에도 어원적, 영성적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성모 마리아의 친부인 요아킴을 기념하는 축일은 가톨릭교회에서 7월 26일입니다. 반면 동방정교회에서는 9월 9일에 기념한다고 합니다. 그럼 이 요아킴이라는 단어는 대체 어느 언어에서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이 요아킴이라는 단어는 영어로는 Joakim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원래 히브리어 명사에서 나온 단어라고 합니다. 히브리어로  יְהוֹיָקִים Yəhôyāqîm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다시 두 부분으로 형태를 분할할 수 있습니다. יְהוֹיָ/my YHWH(GOD), '나의 야훼께서'와 קִים/Has raised or established, '일으키셨다, 세우셨다'라는 뜻을 지닙니다. 그래서 이 두 단어가 합쳐진 명사가 되면서, 결론적으로 '나의 야훼께서 일으키셨다(세우셨다)'는 뜻을 지니게 됩니다. 결국 이런 이름은 성모 마리아의 아버지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매우 심오하게 다가옵니다.

그렇다면, '요아킴'이라는 이름이 주는 영성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야훼 이레의 영성'입니다. 이슬람에서 한분 하느님의 뜻대로를 지향하면서 '인샬라'라고 답하듯이, 구약에서는 한분 하느님의 뜻대로를 지향하면서 '야훼 이레'라는 답을 합니다. 주님께서 직접 일으키시고, 계획하시며, 세우신다는 점을 전적으로 믿는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주님께서 직접 일으키시고 세우신 사람이며, 그로부터 나온 딸이 성자의 어머니요 구원의 동반자가 되신 성모 마리아가 되셨으니 그렇습니다. 비록 요아킴이라는 이름을 세례명으로 사용하시는 분은 직접적으로 성모 마리아의 아버지가 되실 일은 없겠지만, 그와 같이 본인의 삶이 '주님께서 일으키신 점이란 것'을 늘 상기하면서 '야훼 이레'를 일관되게 답하는 사람이 되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부디 주님께서 '친히 일으키신 일들로부터 좋은 열매를 맺도록' 여러분들의 인생을 주관하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29] 세례명 '율리오/율리아' 혹은 '율리안나 (율리아나)'에는 어떤 뜻이 숨어있는 것일까요?

루카복음 20장 25절의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루카복음 20장 25절 말씀 형상화 "카이사라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 이것은 바칠 것이 있다면 그 원래의 주인에게 '되돌려드리는'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당시 세금논쟁을 예수님과 벌이고자 하였던 로마 사람들에게 주님께서는 사실 그 카이사르의 것도 주님의 것이기는 하지만, 카이사르가 가져야할 몫을 부정하지는 않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의무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신앙적으로는 모든 것을 하느님께 도로 바치는 마음가짐이 요구된다는 점을 부각시킬 때에 많이 회자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로마 공화정 시대에 실존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입니다. 이 '카이사르'라는 말은 로마 시대의 통치자, 황제를 지칭하는 호칭이었기에, 그 이름을 지닌 사람에게는 막강한 권력이 주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바로 이 '율리우스(Julius)'라는 라틴어로 된 남성의 이름입니다. 원래 그리스 신화에서 최고신은 바로 제우스 (Zeus) 신입니다. 그리고 로마신화로 넘어오면, 그 신은 바로 주피터 신(Jupiter)이 됩니다. 그래서 '율리우스(Julius)'라는 이름은 바로 이 신중의 신, 왕중의 왕인 주피터 신에게 자신을 봉헌한, 자신의 모든 것을 도로 바친 남성을 두고 '율리우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여성의 이름을 바로 율리안나(율리아나, 쥴리엔, Julien)으로 표기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로마의 최고신인 '주피터' 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도로 바친 사람으로서, 로마공화정의 최고의 통치자로 역할을 하였던 사람입니다. 또한 반대로 '주피터' 신이 그를 통해 모든 권능을 부여한 사람...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11] 세례명 '글라라'에는 어떤 뜻이 담겨져 있을까요?

아씨시 성녀 글라라 대성당 지하에 모셔진 글라라 성녀 유해 앞에서 프란치스코란 이름의 영성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름 안에는 '자유'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프란치스코와 항상 함께 등장하는 이름이 바로 '글라라'입니다. 아씨시의 성녀 글라라, 성 글라라 봉쇄수도원의 창립자, 전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봉쇄수도원을 지칭하는 성 글라라 수도원의 최초의 영적 어머니, 이 글라라란 이름의 뜻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란치스코도 그러했듯이, 글라라라는 이름도 라틴어에서 유래하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12~13세기 중세의 인물이었기 때문에, 구약의 히브리어나 신약의 그리스어가 아닌 대중적인 라틴어로부터 이름을 따왔던 것입니다. 라틴어로 보면, 이 글라라는 철자가 Clara입니다. 이는 남성형용사 Clarus의 여성형입니다. 그래서 Clara입니다. 다시 이 형용사의 뜻을 살펴보면, 'transparent, clear"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라틴어 Clara가 스페인어로 와서는 그대로 Clara라고 표기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이 계란의 흰자 부분을 두고 'clara'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투명함이 백색으로도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태리어로는 Chiara (끼아라), 프랑스어로는 Clare (끌레르), 영어로 Clare (클레어)로 표기하고 발음합니다. 독일어로는 Klara라고 하고, 참고로 독일어에서는 '설명'이라는 명사가 Erklärung이라고 하여서, 상대를 두고 명료하게 만드는 것을 두고 '설명'이라고 정의하는 독일어식 뉘앙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대의 국문표준법상, 우리나라의 첫 음절은 ㅋ, ㅌ, ㅍ 등은 그보다 약한 소리인 ㄱ, ㄷ, ㅂ로 표기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클라라'가 되겠지만, 한국표준법에 따라서 '글라라'가 됩니다. 같은 경우로 Petrus,...

['이름' 속에 '영성'이 있다 40] 세례명 '로사' 혹은 '로사리아'에 담긴 뜻은 무엇일까요?

세상에 많은 꽃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꽃들은 자신의 특성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꽃잎의 크기, 색상, 그리고 생존하는 시기나 다른 여러 특성들에 따라 각자의 개성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역사와 시대를 거치면서 생겨난 여러 가지 사화(史話)와 연관되어서, 동서양에서는 이른바 '꽃말'이라는 것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꽃은 전통적으로 이것을 의미한다'는 하나의 사회적 통념이 형성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국화의 꽃말은 성실, 청초함이라고 하고, 라벤더는 기대, 침묵이라는 뜻이며, 백합은 순결하고 고결함이라는 꽃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자의 꽃말을 지니고 있는 다양한 꽃들과 우리는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살펴볼 이 '로사' 혹은 '로사리아'라는 세례명은 어떠한 뜻일까요? 그리고 어떤 꽃과 연관되는 것일까요? 아주 잘 아시다시피, Rosa or Rosalia라는 이름은 장미꽃 (Rose)를 의미하는 이름입니다. 라틴어 Rosa가 장미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면 그 안에 새로운 앎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즉 북유럽에는 잘 아시다시피 바이킹들이 살았습니다. 이들은 배를 타고 다니면서 서유럽 여러 나라를 정복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10세기에 프랑스 Normandy (노르망디)를 정복한 고대 스칸디나비아인들이었고, 그래서 그들을 가르켜 Northman이라고 하였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흔히 북쪽이라는 명사를 사용할 때 North라고 지칭하는데, 그것은 아무래도 북에서 내려온 고대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영국과 게르마니아 지역 (현 독일 지역)에 진출하였고, 그러면서 고대의 노르망디어와 고대 게르마니아어(독일어)가 혼합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고대 게르마니아어로 hrod이라는 단어는 원래 뜻이 fame (명예)이고, heid는 sort, k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