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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묵상] 드라마(drama)는 '손(hand)'에서부터 시작된다.

2016년 1월 14일 목요일

마르 1,40-45


나병환자를 고치시는 예수님 <출처=http://blog.naver.com/sonyh252/220061063028>


요즘 포털사이트에 등장하는 주요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바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입니다. 종영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인터넷 뉴스들을 보니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비록 저는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주위의 매체들을 통해 그 인기가 실로 엄청난 것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실제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순간을 그리면서, 그 때의 그 '감동'을 지금 그려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드라마로부터 커다란 희열을 느끼게 됩니다. 여타의 다른 드라마들도 시청자로부터 공감을 얻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 제작됩니다.

원래 드라마라는 말이 그렇습니다. 드라마라는 말은 역시 그리스어 명사인데, 무엇인가를 '그리다'라는 동사가 δράω (draw, 드라오, 그리다)입니다. 그래서 영어 동사 또한 draw가 됩니다. 그리고 이 동사가 명사화되어서 δράμα (drama, 드라마)가 됩니다. 따라서, 작가가 되는 사람이 무엇인가를 그려내는 것이 바로 드라마인 것입니다. 

그러면 드라마의 소재와 목적은 무엇일까요? 드라마는 원래 고대 그리스의 여러 신화들로부터 발전했다고 합니다. 신화(神話)라는 문자로 기록된 문학작품을 그리스 시민들이 모인 극장현장에서 생생하게 '다시 그려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관객이었던 시민들이 '감동'을 받고, 신이 실제로 그런 모습이라는 것을 '믿기 위해서' 그렇게 드라마를 펼쳤던 것입니다.

그럼 이 드라마는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것일까요? 저는 '손'(hand)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작가의 '손'으로부터 대본이 되는 문학작품이 글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것을 배우들은 '손'에 들고 읽을 것이며, 그리고 여러 '손동작들'로 감정을 표현할 것입니다. 그리고 역할들 마다 서로 '손'을 잡거나 떼거나 하는 등의 '만남과 헤어짐'을 표현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본 관객들은 박'수'를 칠 것입니다. 

복음도 드라마입니다. 아버지 하느님의 '손길'이 비둘기 성령의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손'으로부터 기적들이 펼쳐집니다. 그 '손'은 세례받으실 때에는 기도하기 위해 모아져 있었고, 오늘 마르코 복음에서는 나환우를 향해 뻗치십니다. 왜냐하면 그 나환우가 자신의 '손'을, 나병으로 문드러졌을 지도 모르는 그런 '손'을 예수님의 옷자락에 갖다 대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리스어 동사 ἥψατο [직설법, 아오리스트, 3인칭 단수, '만지다(to touch, hold)']에 제 눈길이 머무는 것을 느꼈습니다. 바로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였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그리스어 문법상 '아오리스트'라는 시제가 있는데, 이것의 의미란 과거 어느 시점에 사건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주려고 사용됩니다. 사건의 원인을 포착하기 위해 그리스어 사용자들이 주로 많이 사용하던 문법적 시제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겠습니까? 

나환우의 '손'(기), 갈망 어린 접촉(승), 
그리고 예수님의 기적의 '손'(전), 마침내 치유와 평화(결)

다함께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영상매체의 드라마만 '드라마'라고 믿고 있었는지, 아니면 복음도 '드라마'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말입니다. 나아가 우리 일상이 신앙의 '드라마'라고 바라보고 있는지도 봐야할 것입니다. 거기에는 어떤 '감동'이 있고, 어떤 '만남과 헤어짐'이 있으며, 어떤 '맞닿음'이 있는지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들의 두 '손'은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지도 함께 관찰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부드러운 주의 손이 나를 이끄시고 한세상 참된 길을 가르쳐 주시네 
(가톨릭성가 439 '부드러운 주의 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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